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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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한국형 하드보일드 소설로서 고향을 떠나 상경한 주인공이 택배기사로 취직하면서 만나게 된 다양한 인물들의 삶과 사건에 읽히는 모습을 그린 내용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내면과 신비감을 지닌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작품으로 평하고 싶다.

 

서울 강남터미널에 10만원도 안 되는 돈을 지니고 도착한 40대의 주인공은 서둘러 일자리를 찾다가 몇 개월 경험도 있고 잠자리까지 제공한다는 광고에 끌려 관악구 택배회사에 취직한다행운동을 담당하며 행운동이라 불리게 된 주인공은 택배를 하는 인물이지만 말이 없고 고전을 주로 읽으며 과거는 완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항상 같은 곳에서 만난 여인은 매일 담배를 한 개비를 뺏어가다 한 보루를 사주고 자신이 우울증을 앓았으며 주인공을 처음 봤을 때 죽이려 했다는 충격적인 고백은 한다.

일진이 사나운 비오는 날 갑질을 해대는 고객들에게 택배가 서비스업이 아닌 운송업이란 깨달음을 주기 위해 케인즈하이에크마르크스 까지 동원하여 참교육을 시킨다반면 정중하게 부탁하는 고객의 부탁은 성실하게 들어준다그리고 자주 길에서 만난 정신이상을 앓고 있는 마이클이 폭행을 당하자 위기에서 구해주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행운동의 택배 일을 하며 토요일마다 늦게 배송을 요청하는 게이 바의 사장 제니에게 위스키를 공짜로 얻어먹기도 하고 길에서 만난 과거 유명했던 경제학 교수의 부름을 받고 금요일 퇴근 후 노교수의 집으로 가서 강의도 듣게 된다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택배 직원들과도 약간의 교류를 하나 개인적인 정을 주지 않고 관찰만 하던 주인공은 매일 만나 담배를 뺏던 춘자의 제안으로 주말 하루에 100만원을 받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가 자살한 춘자의 남편과 닮아서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어느 날 끌려간 곳에서 춘자의 아버지를 만나고 그녀가 재벌가의 딸이며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한 그녀에게 상처로 남은 과거를 알게 된다.

종종 위스키를 얻어먹던 코카인바가 폐업한 후 갑자기 괴한에 납치당한 주인공은 거대한 조직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게 되는데…….

과연 주인공의 과거에는 어떤 비밀이 있으며 거대한 조직의 실체는 무엇이며 춘자와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 될 것인가 독자들은 <침입자들>의 세상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서적의 내용에는 약 20명에 달하는 작가와 작품이 주인공을 통해 소개된다대부분의 작품들이 인간들의 인생이나 삶의 의미에 대해 깊은 사유를 제공할 서적이라 저자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가장 마음에 들었다그 중에서 <달과 6펜스>의 서머싯 몸의 <면도날>을 인용한 글에서 정신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며 사람들을 관찰하던 래리의 사고와 이 서적의 주인공과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주인공의 눈을 통해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인생아픔사상을 들여다보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고 2편을 예고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이 전할 메시지가 남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서적에서 실제 생업을 위해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면서 실제 택배 업무도 했다는 저자는 자본주의계층 간의 편견과 차별사회의 갑질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부분이고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부분이라 가장 핵심적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으며 주인공이 어떤 과거를 지닌 인물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쫒아 흘러가는 내용이 많은 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새로운 한국형 하드보일러 소설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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