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 심은영 장편소설
심은영 지음 / 창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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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부모학교사회의 모든 문제의 최악의 내용을 나열하면서 독자를 지옥의 끝까지 밀어 붙인다우리 사회와 학교에서 벌어진 최악의 사건을 총망라한 내용을 통해 저자가 희망하는 사회로 한걸음씩 함께 하자는 공감을 얻고 싶었다는 느낌이 들었고 미래 우리사회에 주어진 숙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할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2004년 민수의 친구 연우의 집에 연이은 불행이 닥친다연호의 여동생인 6살의 지민이 무참하게 성폭행을 당해 열 번의 수술을 통해 자궁과 질을 적출하고 평생 배변 주머니를 달고 살아가야 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 체포를 공헌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지민의 아버지 용걸은 몇 개월 후 시체로 발견되고 연호도 실종된다모든 사람들은 범인을 쫒던 두 사람이 함께 살해를 당한 것으로 추측하고 사건은 미제로 남는다. 14년이 지난 후 지민이 세상을 떠나자 그 사건이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가족의 비극사가 다시 조명되고 언니 연호에 대한 비난이 매스컴을 장악한다.

고교 교사인 연호가 과거 중학교에서 맡았던 예솔이 양아버지가 사고를 당하며 과거 예솔이를 성폭행한 양아버지의 용의자로 금전적 다툼이 있었던 예솔이 어머니가 몰리자 과거에 양부의 성폭행을 강하게 부인하며 연호에게 폭행까지 행사했던 예솔이 어머니는 예솔이의 성폭행을 증언할 증인으로 연호를 경찰에 얘기하며 형사가 된 민수가 연호와 재회하게 된다.

이어지는 연호의 교직생활에서 쌍둥이 딸의 성적을 위해 정답지를 촬영하여 빼돌리는 교무부장업무분장을 빌미로 교사들을 차별하고 성상납을 받는 교감성상납을 하면서 3시간만 강의하고 편하게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여선생교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개고기를 손수 잡아 대령하는 부장급 교사들우수한 성적의 모범생으로 보이지만 급우를 단체로 성폭행하고 사건이 알려지자 부모를 동원해 사건을 무마하고 학생기록부를 부모의 뜻대로 작성해 명문대에 진학하는 의사변호사기업가들의 자제들자신의 무료함을 채우기 위해 교사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친척을 등용하는 교장에 관한 이야기는 그동안 국내에서 터진 교육계 관련 사건을 총망라한다.

여기서 연우의 집에서 벌어졌던 아버지 용걸의 무자비한 연우에 대한 폭행과 연호와 지민을 성폭행한 범인이 용걸이란 사실에 연호의 딸이 지민이란 사실까지 나열되며 비극은 막장까지 치닫는다지민의 무덤에서 14년간 실종 상태였던 연우의 지문을 채취한 민수는 마침내 연호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건과 SNS 공표가 연우가 벌인 일임을 파악하고 사건의 핵심으로 접근하다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에 민수는 갈등하게 된다.

 

이 서적은 몇 년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다양하고 많은 사건을 다루고 있다지위와 돈에 노예가 되어버린 암울한 현재의 우리나라 자녀교육과 교육계를 고발하고 전혀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사회를 고발한다많은 사건 후 변화하지 않은 학교와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부모로서 자식을 어떻게 제대로 된 인간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할 소설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P 107 누구에게나 약점은 있다그 약점을 극복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이의 약점을 파고드는 거였다.

P 169 선과 악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계와 전염력이다선은 제한된 범위에서 지루하고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전파되는데악은 한계를 모르고 기하급수적으로 악을 재생산한다현실에서는 권선징악 따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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