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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쳐 - 양자와 시공간, 생명의 기원까지 모든 것의 우주적 의미에 관하여, 장하석 교수 추천 과학책
션 캐럴 지음, 최가영 옮김 / 글루온 / 2019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인 장하석 교수 추천 과학책 <빅 픽쳐>로서 과학사상가 션 캐럴이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종교적, 철학적인 모든 분야의 다양한 화법을 아우르는 ‘시적 자연주의’라는 화법을 소개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각을 확장시켜주는 매우 유익한 과학철학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서적은 총 6부 50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과학의 발전으로 우주에 대한 신비를 밝혀낸 현재까지의 과정을 쉽게 설명하며 운동량 보존의 법칙과 정보 보존의 두 법칙이 인류의 존재론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설명한다. 여기서 유신론을 포용할 수 있는 풍성한 존재론을 설명하기 위해 ‘시적 자연주의’를 제안한다. 시적 자연주의는 자유와 책임의 철학이며 올바른 사고를 위한 자연주의를 확장시킨 새로운 철학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 광활한 우주의 탄생과 시간의 흐름 속에 지구라는 미미한 존재와 더욱 미미한 인간의 존재에 대해 확인시켜 준다.
2부는 시적 자연주의의 화법의 바탕이 되는 베이즈의 확률이론을 소개하여 무신론과 유신론의 주장을 비롯한 양립되는 다양한 주장에 대해 과학적 증거에 의거해 확률의 변경을 통해 어떤 주장도 최소한의 확률로 인정하는 법을 제시한다. 여기서 100% 무신론인 자연주의는 시적자연주의로 등장하게 된다. 하나의 세상을 논하는 화법이 여러 가지이고 적용영역이 겹치는 화법들이 양립 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사회는 더욱 발전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
3부는 내가 가장 관심이 있었던 물리학의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으로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 코어이론, 양자장론, 유효이론부터 우주의 탄생과 미래에 대해 예측한 스티븐 호킹, 제임스 하틀의 천체 물리학 가설을 거쳐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에 대한 엘리자베스의 왕녀의 반론까지 상세하게 다루며 육체와 영혼 죽음에 대해 과학적, 철학적 접근을 한다. 여기서 코어이론은 베이즈 이론과 더불어 시적 자연주의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이론이다.
4부는 진화와 관련한 화학, 진화학, 생리학, 생물학의 최신 이론과 실험까지 매우 깊은 내용까지 소개한다. 여기서 유신론에서 인간을 세상의 중심이며 중요한 존재란 주장에 대해 확률이 매우 낮은 주장이라는 내용을 미세조정 가설, 끈 이론 우주 인플레이션 이론까지 부연 설명한다.
5부에서 뇌 과학, 신경과학, 생각하는 컴퓨터완 관련된 연구결과를 설명하고 인간과 주관적 경험을 가리키는 철학적 용어 콸리어까지 설명한다. 5부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시적 자연주의의 내용은 인간의 ‘선택’이다. 선택과 의지는 거시적 어휘와 결정론적인 과학적 화법이 양립할 수 있어야 하며 세상을 크게 두 화법(물리학 층위의 화법과 인간 층위의 화법)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인간은 상호작용하는 기본 입자들의 집합이라는 진실아래 우리는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코어이론을 적용한 결과이다.
마지막 6부에서는 이 서적의 주제가 되는 시적 자연주의를 통해 세상이 인간에 전하는 열 가지 당부의 글이 있다. 우주의 수명이 1,000조 년 이상인 세상에서 우리가 세상에 머무를 찰나의 시간동안 삶에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야 하는 것은 인류 공통의 기본 과제란 인식하에 다양한 가치로 이루어진 세상과 우주에 대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여기서 저자가 시적 자연주의 철학에서 제안한 10 가지 당부의 글이 매우 의미 있는 당부가 될 것이다.
이 서적은 올해 읽은 비소설 분야 서적 중 가장 재미있는 최고의 서적이었다. 저자가 말한 30억의 심장 박동의 인생에서 이 서적을 만난 것은 올해의 가장 큰 행운이라 하겠다. 가장 관심이 갖던 양자물리학을 비롯해 다양한 과학 분야에 대한 정보와 이론적인 설명과 철학적 내용과의 연결이 매우 탁월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겼다. 이론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도 쉽고 복잡하지 않게 매우 간단명료하게 서술하여 매끄러웠고 철학적인 분야도 독자들이 가장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심도 있는 설명이 필요했던 코어이론은 부록 편에서 추가 설명을 하는 친절까지 보여주었다. 이 서적을 집필하기 위해 최근의 실험 결과와 이론까지 정리한 내용은 기대이상 이었다. 저자가 제안한 ‘시적 자연주의’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최근까지 발전된 과학이론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내용이 담겨있는 서적으로 높게 평가 하고 싶다. 올해 최고의 과학, 철학 관련 교양서적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