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프 푸셰

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전면 새번역 ㅣ 누구나 인간 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조제프 푸셰의 전기로 역사에 깊은 이해와 인간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문장으로 유럽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저작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조제프 푸셰를 새롭게 알리고 격동의 시기였던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정권시기에 역사의 중심에 있으면서 정치를 귀에서 조종했던 비열한 배신자란 역사의 심판을 받고 있는 한 정치인의 삶을 새롭게 해석한 내용이 독자들을 흥미진진한 세계로 인도할 서적으로 평하고 싶다.

조제프 푸셰에 관해 프랑스사에서 읽으면 매우 야비하고 비열한 배신자이자 권력을 위해 줏대가 없이 남을 이용하고 정보를 바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공작의 직위까지 얻은 파렴치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 서적은 푸셰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푸셰의 생애를 기술하고 있다.

서적은 총 9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1장은 불우한 환경에서의 출생부터 수도사를 거쳐 국민공회의 의원이 된 후 두 정당을 오가며 다수의 편에서 서서 출세를 지향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온건파의 의원이면서 프랑스 혁명 후 루이 16세의 사형에 투표한 후 수도사 출신이면서 기독교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며 최초의 공산주의 선언인 <리옹의 훈령>을 공동저자로 집필한다.

2장은 온건파에서 급진파로 노선을 변경한 푸셰는 혁명 후 콜로 데르부아와 함께 리옹에서 왕당파 보수 세력을 도살하고 교회를 약탈한다. 그러다 새로운 바람을 따라 갑자기 온건주의로 노선을 변경하고 학살의 책임을 데르부아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3장은 리옹에서 급진적인 ‘인민위원회’를 억압하고 자코뱅파를 박해한 사실로 고발당하여 급진파 지도자 로베스피에르와의 결전을 벌인다. 다수 위원들에게 공포심을 주어 자기편으로 끌어들인 푸셰는 오히려 로베스피에르를 감옥에 보내는 데 성공하고 난생 처음 다수파가 아닌 산악파의 좌석에 앉는다. 그 후 1년 만에 당통에 의해 처형의 위기에 처하는 데 이번에도 체포를 피하고 해명할 시간을 얻고 목숨을 구한다. 그리고 3년의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4장은 푸셰의 은둔의 시기 3년은 빈곤으로 인해 두 아들까지 잃는 몰락한 시간을 시작으로 바라스의 첩보원으로 활동하며 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한 후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정보를 바탕으로 정제계의 모든 정보를 종합하여 나폴레옹이 등장한 과도기에 경찰청 장관까지 차지하게 된다.

5장부터 8장까지는 나폴레옹시대 나폴레옹에게 충성을 보이면서 막대한 권력을 휘두르기도 하고 나폴레옹의 불신으로 인해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으로 나폴레옹과 푸셰의 갈등과 서로에 대한 경계심리가 역사의 흐름에 어떤 영향으로 전개되었는지 보여주며 권력의 정점에 있던 푸셰의 황금기를 보여준다.

마지막 9장에서는 나폴레옹에 등을 돌리고 루이 18세시기를 맞아 권력에 대한 미련으로 인해 몰락하는 말년의 푸셰를 다루고 있다. 적당한 시기 정계를 떠났다면 프랑스 정치사에서 명예를 지킬 수 있었겠지만 권력에 대한 미련 한 조각 때문에 양심이 일도 없는 파렴치한으로 격동의 시기 프랑스역사를 장식하며 쇠락한 마지막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서적을 읽으면 우리나라 정치사에 철새처럼 움직이는 기회주의자 정치인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배반과 변신을 반복하며 부와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기회주의자 정치인, 관료, 검찰, 국정원, 대기업 등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이 연상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냉혈한인이면서 배신의 아이콘인 푸셰를 객관적이고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설명한 부분과 가족을 사랑하고 다른 정치인과 달리 가정에 충실하고 부인 외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내용은 인간적인 푸셰를 보여준 내용을 보면서 저자가 전기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전기가 독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교훈 면에서 본다면 최고의 전기라 평하고 싶다.

푸셰의 일생을 알게 된 부분보다 저자 슈테판 츠파이크의 문장의 수려함과 독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기법에 감탄하게 되었다. 비열하고 배반을 일삼는 인물로 평가 받았던 푸셰를 이 전기를 새로운 평가가 가능하게 되었다.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시기 프랑스의 역사와 정치에 관심이 있거나 유럽의 지성 슈테판 츠파이크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가독성이 최고인 선물 같은 서적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