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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 2 - 적이 없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믿고 보는 대표적인 작가 김진명의 살수대첩의 주인공 을지문덕 장군에 대한 역사소설로서 워낙 사료가 없어 을지문덕 장군이 고구려의 맥족이 아닌 선비족이라는 주장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대중들에게 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 주기 위한 상상력을 동원한 긍정적 메시지를 주는 역사소설로 평하고 싶다.
을지문덕 장군에 대한 기록이 살수대첩 후 전혀 없다는 것에서 고구려의 맥족이 아닌 선비족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을지문덕을 고구려인이며 말갈족과 연합하여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와의 전쟁에 대비하는 명장으로 그려 나간다. 이 서적에서는 을지문덕 장군과 수나라 황제의 둘째 아들이며 수나라의 중국통일에 막대한 공을 세운 양광 두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양견의 정권 찬탈을 위해 둘째 아들 양광은 사랑하는 주령을 황제에게 빼앗긴 후 전투에 관해서는 미치광이가 된다. 양광은 마침내 두 배의 병력 100만 대군을 지닌 진나라를 멸하고 중국대륙을 통일한다. 하지만 수나라 황제 양견은 일등공신인 양광을 경계하고 장남 양용을 태자로 책봉한다. 그리고 양견은 단군을 모시던 고구려 무녀가 천제의 기운을 잃도록 양용에게 범하도록 시켜 딸 가연을 낳게 한다. 가연의 어머니는 가연이 성장 후 자살을 하기 전 가연에게 그동안의 사연을 얘기하며 복수를 부탁한다. 여기서 가연은 공주이면서 고구려를 오가며 첩자로 문덕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대동강에서 고구려 왕자 건무와 문덕은 변방의 장사들을 위한 주연에서 호기 넘치는 강이식, 갑정을 비롯한 장수들과 인사하고 훗날 무술시합을 열어 변방의 장수들을 발탁한다. 수나라에 조공을 바치지 않는 유일한 국가인 고구려를 침략할 것을 간파한 문덕은 전쟁을 가을에서 장마철로 앞당기기 위해 수에서 파견한 거만한 사신 소적기를 참수하고 전쟁을 준비한다.
<시경>에 구절 때문에 완전한 천제가 되길 희망했던 양견은 고구려 정벌을 준비하는 데 사신을 죽인 문덕은 요서도호부로 출병하여 말갈족 군사 1만으로 자극하며 15만 명이 주둔할 진지를 구축하자 장안성에 전령을 보내 20만 대군이 태자 양용의 지도하에 파병을 하지만 문덕은 자극만 주고 후퇴하는 작전으로 그들을 빈손으로 돌아가게 한다. 자신들의 위용에 도주했다는 자만심에 도취해 회군은 양용은 황제 야견에게 혼쭐이 난다. 이를 미리 예상하고 있던 양견은 여론을 등에 업고 정적을 제거해 나가며 결국 양용, 양견까지 죽이며 황제에 등극한다. 대운하와 거대한 성을 축조하며 사치스런 생활에 빠져 있던 양견은 마침내 필생의 과업인 고구려 침공을 위해 113만의 대군과 100만이 넘는 전쟁 물자를 수송할 인력을 이끌고 대 전쟁에 참여한다. 말갈족 군사 3만을 포함해도 15만 명의 군사로 전장에 나가는 문덕은 공명과 같은 기지와 전략으로 이미 6개월 전부터 준비했던 전장에 참전한다.
이 서적은 너무 유명한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에 더하여 수나라와 고구려가 <시경>과 과거 문헌에서 언급한 우리민족이 오래전부터 ‘동제’로 불린 천제의 나라였다는 자부심을 고취시킨다. 혜안을 지닌 장수로서 미리 적장의 장수들을 없애고 적을 자극하고 방심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수장을 시키는 전략을 성공시키는 을지문덕 장군, 주변 주요 인물들의 활약과 비록 적이지만 중국에 대해 큰 그림을 그렸던 용맹한 장수이자 황제 양견의 기개를 대비시켜 보는 부분이 이 서적의 주요 장면이라 하겠다. 이 서적은 지금은 위축된 영토에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큰 소리를 치지 못하고 살고 있지만 우리민족의 기상과 자부심을 고취시켜 통일 후 동북아의 주인이 될 자신감을 심어줄 역사소설로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