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일본 제국주의를 말하다
유정희 외 지음 / 아이네아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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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적은 국내에 소개된 일본의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시리즈에 나타난 일본의 제국주의를 분석하고 기록하기 위해 13년 전에 구상한 두 명의 고려대 사학과 출신의 작가의 노력이 집대성된 작품으로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암시하는 국가들을 원폭 투하 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일본의 전반적인 풍토와 전후세대에 보내는 제작자의 메시지를 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레곤볼>에 숨겨진 메시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서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싶다.

 

저자 유정희는 26년 전 10대에 <드래곤볼Z>를 보고 느꼈던 거북함을 13년 전 공동 저자인 정은우 작가를 만나 함께 구상한 내용을 집필하였다사학과 출신답게 제국주의가 만연했던 역사와 일본의 전전전후 세대의 사고와 <드래곤볼>의 우주와 지구가 암시하는 내용과 캐릭터의 배경을 역사적 연구와 창의적 분석으로 해석하였다.

 

<드래곤볼>을 보지 못한 세대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이아 그램은 이 서적을 읽기 전 반드시 숙지해야 할 내용이라 하겠다사이어인을 포함한 프리더집단은 19세기 제국주의 열감의 모습을 닮았다혹성 베지터는 일본을 암시하고 베지터를 파괴하는 프리더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열강을 암시한다베지터 파괴직전 지구로 보내지는 손오공은 전후 일본인을 암시하고 베지터를 끝까지 사수하며 죽어가는 버독은 카미카제를 기억하게 만든다원폭으로 항복하는 일본은 베지터의 파괴이며 제국주의 일본시대는 막을 내리고 평화시대의 일본으로 옷을 갈아입는다전전 세대의 사이어인들은 새로운 태어난(전후 세대일본인 손오공을 각성시키려 한다서구 제국주의의 공격에 맞서 전후 우파 세력인 베지터(일본사회 엘리트주의)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하급전사인 손오공을 대놓고 무시하지만 같은 사이어인에서 초사이어인으로 각성한 손오공은 범아시아의 복수를 위해 프리더에게 복수한다여기서 자세한 설명이 나오지 않지만 한국을 의미하는 아무치크리닝(중국), 피콜로(중동의 이슬람 세계), 천진반(인도 중국)은 이미 서구 제국주의에 의해 죽음을 당한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황인종 중에서 가장 일본이 우수하다는 내용과 서양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고 2차 대전의 복수를 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 내용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내가 어린 시절 본 애니메이션은 마징가 Z, 황금박쥐아톰 등이었다그러다 보니 서적에서 소개하는 <드래곤볼>의 내용을 전혀 몰라 처음에는 몰입하기 힘들었다하지만 저자의 분석과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설명을 보면서 내가 보았던 아톰과 마찬가지로 제국주의와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환상과 미련을 버리지 못한 전전 세대의 엘리트 집단과 정치세력이 아이들에게 서양보다 열등한 아시아를 대표하고 리드할 자격은 자신들 밖에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인기 애니메이션을 치밀하게 활용한다는 것에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제는 노골적으로 평화헌법을 개헌하려 노력하고 역사를 왜곡하여 다시 제국주의의 망령을 되살리는 아베 정권의 야욕을 경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서적은 <드래곤볼>의 등장인물과 스토리를 역사적 사실을 대비시켜 일본 엘리트 집단의 저의를 파악할 수 있는 서적으로서 그 치밀함에 내성적이면서 꼼꼼한 일본인의 본성이 여러 문화 분야에서 우리를 침투하고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하겠다한반도의 평화를 결사반대하고 군대의 선제공격권을 쟁취하려는 현재의 상황에서 일본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해 줄 고마운 서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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