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 사는 여인
밀레나 아구스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이 서적은 제 69회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Mal de pierres>의 원작 소설로 화자인 손녀가 할머니의 이루어지지 못한 가슴 시린 사랑에 대한 스토리를 할머니의 생애를 찬찬히 짚어가며 나열하여 독자들에게 한번쯤 꿈꿔 봤던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얻고 싶었던 불같은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준 내용을 담고 있다.

 

 

할머니는 처녀시절 청혼하려는 남자들에게 외설적인 내용이 담긴 시를 써서 남자들을 쫒아버리고 증조할머니에게 사탄소리를 들으며 집에 갇힌 생활을 했다그러던 1943년 홀아비가 되어 피난 온 40대의 할아버지와 결혼을 한다결혼을 거부하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2년간 동침도 하지 않고 생활하다 종전 후 할아버지의 마을인 술리스거리로 이사 후 창녀촌을 드나들던 할아버지에게 창녀가 하는 행위를 알려주면 그대로 하겠다며 돈으로 담배를 사라고 한다.

 

할머니는 신장결석으로 인해 계속 유산을 하고 의사의 권유로 1950년 치비타베키아로 온천치료를 위해 갔다그곳에서 운명의 재향군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그 온천여행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사랑의 묘약이었는지 할머니는 임신을 하고 피아니스트가 된 아들을 낳고 플루트를 연주하는 며느리를 들여 화자인 손녀를 낳는다손녀는 부모가 연주여행으로 즙을 떠나면 할머니의 집에서 생활하고 집보다 할머니의 집을 더 좋아한다그런 손녀에게 할머니는 자신의 한번 뿐인 사랑에 대해 얘기를 해준다손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그 재향군인의 아들이라는 할머니의 암시를 듣고 자신도 그분의 손녀라고 생각하며 학교에서도 재향군인을 할아버지로 발표를 한다.

 

아빠가 어린 시절 할머니의 동생가족을 만나러 밀라노로 갔을 때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친척들과 어울리고 할머니는 홀로 재향군인의 집을 찾으려 헤맸던 순간의 기록은 가족들을 버리고 그 사람에 대한 사랑에 모든 것을 걸려했던 할머니의 의지가 보인 부분이었다대도시 밀라노에서 그것은 실패로 돌아가고 재향군인을 그리워하며 삶을 이어 나간다.

 

유명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의 어머니(리아 할머니)는 하인인 목동과 사랑해서 임신을 했고 그 때문에 가출을 해서 어머니를 낳았다명문가이기에 미혼모인 그녀는 집안의 수치로 받아들여졌고 리아 는 본가와 연락을 끊었고 그녀의 본가에서는 리아가 죽었다고 소문을 냈다리아 할머니 사망 후 어머니와 아버지는 논문조사를 가장해 본가로 가서 리아 할머니의 언니에게서 리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 하인이 그 날 우물에 투신해 자살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단 한 번의 불꽃같은 사랑으로 잿빛이 된 자신의 인생을 불평하지 않고 살았던 리아 할머니는 버스정류장에서 임신사실을 얘기 못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마지막 부분 할머니의 유품에서 찾아 낸 재향군인의 편지에서 멍 해졌다할머니가 받았던 재향군인의 편지를 보고서 할머니 인생과 사랑 전체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서적에서 독자는 할머니와 리아 할머니의 두 가지 사랑이야기에 대해 깊은 사유에 빠져들게 만든다초등학교 중퇴인 할머니가 외설적이며 상상력이 가미된 글과 말로 가보지 않은 세상을 노래하고 있다면 너무 사랑한 나머지 서로 배려하는 마음에 어긋나버린 안타까움을 메타포로 표현한 리아 할머니는 시로 안타까움을 노래하고 있다오랜만에 부피는 얇지만 꾹꾹 눌러 읽을 훌륭한 서적을 만나 행복한 시간이었다인생과 사랑에 대해 깊은 사유와 감상에 빠지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부디 천천히 읽으시며 행간에 자신의 사유를 담으며 읽는다면 아름다운 사랑과 만나게 될 것이다.

 


P. 109 내 기다림이 창백한 겨울 빛에 부끄러워하며 지내다가 봄의 푸른 두드림에 불안스럽게 잠에서 깬다내 기다림은 부끄러움을 모르는초조하지만 달콤한 노란 미모사 속에서 당신을 이해하지도스스로를 이해시키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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