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치료탑.치료탑 혹성
오에 겐자부로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치료탑, 치료탑 혹성에 관한 얘기를 하기 전에 우선 오에 겐자브로의 얘기를 하고 싶다.
오에 겐자브로는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한번 접해본 사람이라면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사랑, 일상생활에서 뽑아내는 삶의 정수, 무한하면서도 엉뚱한 듯 보이는 상상력과 글의 재미에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그의 글에는 묘한 매력과 마력이 있는 것이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
<치료탑, 치료탑 혹성>은 과학의 맹신과 핵전쟁으로 망가진 지구에 살아남은 인류가 다른 혹성에 로켓을 쏘아올리는 공상과학소설 형식을 띤 소설이다. 온갖 병과 죽음을 없애주는 치료탑이 있는 혹성. 하지만 역시 소설의 촛점은 사람이다. 서로 따뜻한 가슴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이 어려움 속에서 과학이 아닌 인간의 사랑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자 노력하는 이야기이다. 결국 인간의 마음, 사랑이 없다면 죽음조차 막아주는 치료탑도 아귀다툼의 도구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이다.
잘 짜여진 공상과학 소설을 볼때의 재미는 없을지 모르지만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고 돌진하려고 하는 인간행태의 결과를 보는 것 같아 섬찟하기까지 하다. 그러면서도 물론 그의 소설의 큰 장점인 각각의 인물들이 뿜어내는 매력으로 인해 꽤 솔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캐릭터가 웃음을...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평범한 듯 특이한 사람들이라 항상 웃음을 주니 말이다.
그의 소설들이 많은 부분 절판이 되어서 참 많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아쉬움을 느낄 수 있기는 기대하면서 그의 소설들이 더 많이 읽혀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