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서점 1일차입니다 냥이문고 2
권희진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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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서점에 가본 지 오래됐네요.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의 등장으로 동네 서점은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지요. 관광지에 위치한 유명한 작은 서점은 지나가다 보고 한두 번 들어가 보기도 했지만 '사진 찍지 말라', '책을 훼손하지 말라' 등의 경고 문구들을 보고 마음이 불편해져 금방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책을 파는지 궁금해서 들어간 건데 그런 문구들을 보니 감시당하는 느낌도 들고, 관광지라 진상 손님들이 많은가 싶어 서점 주인의 고충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꽃서점 1일차입니다

행성비

지금까지 동네 서점 주인이 쓴 책은 몇 권 읽어봤는데 이번 책은 서점의 실질적인 운영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책이 얇고 크기도 작아서 금방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저자의 생활과 생각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책이라 시간은 좀 걸렸습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저자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가성비 좋은 책이네요.




출판사 일을 하다가 돌연 퇴사하고 서울에서 꽃집을 운영하던 저자는 서점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주 애월에 '디어마이블루'라는 꽃서점을 내게 되는데 그 기획력과 추진력에 놀랐습니다. 이름처럼 파란 두 동의 건물을 보고 바로 주인을 찾아서 계약을 맺고 영업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꽃서점을 운영하는 방법과 팁을 알려줍니다. 한 마당을 공유하는 두 동의 건물을 관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한 동은 플라워샵, 한 동은 북샵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운영 철학이 확고해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종의 책만 엄선해 반품 없이 끝까지 판매하는 점, 북카페가 아니기에 책을 구입한 고객만 매장에서 읽을 수 있고 마당에서도 편하게 책을 읽고 갈 수 있도록 텐트나 방석을 준비해 주는 점, 책에 매장 스탬프를 찍어 판매하기에 스탬프가 있는 책은 언제든 가져와서 읽을 수 있게 한 점, 커피나 음료를 팔지 않고 책에만 집중하는 점, 샘플 책을 따로 구비해두고 편하게 볼 수 있게 한 점 등 저자의 확신에 찬 말투가 당당해 보여서 좋습니다. 플라워샵은 꽃 예약 주문, 원데이 클래스 등으로 활용하고 메인은 북샵으로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점점 발전해나가는 꽃서점에 저도 가보고 싶네요. 책 뒷부분에서 저자는 나중에 프라하에서 한인 민박을 하고 싶다고 밝히며, 그때 디어마이블루 스탬프가 찍힌 책을 가져오면 1일 무료 숙박권을 주겠다고 합니다. 여기서 산 책은 꼭 보관해야겠네요.

동네 서점의 현실적인 고민도 나옵니다. 일주일에 이틀 쉬면서 운영하다 보니 책을 평균 하루 10권 남짓 판매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밀 택배를 시작해 손글씨와 직접 선정한 책을 택배로 보내는 이벤트를 했는데 반응이 좋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아이디어가 동네 서점을 살리는 비법이겠지요.

디어마이블루가 어떤 서점인지 궁금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저자가 묘사한 대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서점이 나오네요. 요즘은 서점 투어도 많이 하니 여기도 제주 관광 명소 중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예쁜 감성을 판다는 디어마이블루에서 책을 한 권 사서 잔디밭에 앉아 다 읽고 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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