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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과학의 화해 - 급진적 종교 개혁파의 관점에서 본
낸시 머피 지음, 김기현.반성수 옮김 / 죠이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화해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과학의 시대를 사는 신앙인들에게 늘 혼돈스러운 지점이 있었다. 마치 신학의 원수는 과학인 것처럼 여겨지는 부분이다. 사실 과학이 발달하기 전, 둘 사이는 별문제가 없었다. 16세기 이후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스티븐 호킹은 <위대한 설계>에서 “철학은 죽었다. 철학이 들고 있던 진리의 횃불을 이제 과학이 들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지금의 과학은 진리의 영역까지도 넘보고 있다. 이에 따라 어떤 진영에서는 과학이 승기를 잡고 있고, 또 다른 진영에서는 더욱 전통을 고수하며 과학을 향해 날선 검을 치켜들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대치 속에서 신앙인들이 혼란을 겪어야 할까? 이 고민에 대해 답해줄 귀한 책이 나왔다.
<신학과 과학의 화해>라는 책이다. 저자인 낸시 머피는 신학과 과학을 향해 ‘화해의 아이’로서 말한다. “나는 여기서 기독교 신학과 현대 과학이 조화를 이루는 몇 가지 방식을 개략적으로 소개할 것이다. 신학과 과학 사이의 흐름은 양방향이다. 과학이 진보함에 따라 우리는 때때로 신학을 수정해야 한다. 또한 과학이 신학을 수정하듯, 때때로 신학도 과학의 결점을 보완해야 한다. 우리 시대의 ‘복음 전도적 무신론자들’이 과학을 순수 자연주의적 세계관과 통합하는 효과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이 때에, 과학과 신학의 이러한 화해는 매우 중요하다. 나는 신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세계관이 무신론의 세계관보다 일관성 있으며 더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낸시 머피의 말이 신학과 과학은 원수가 아니라 ‘돕는 베필’이라는 말로 들린다. 둘은 각각의 발전에 따라 서로 균형을 맞추며 수정 보완하는 관계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신학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에 대해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약 좀 더 생생한 신앙, 눈에 보이는 신앙을 원한다면 <신학과 과학의 화해>를 일독해보면 좋겠다. 사이가 안 좋은 두 친구를 화해시키는 과정이 간단하지는 않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머릿속 창조 세계가 아니라, 꿈틀거리며 살아 있는 창조 세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화해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