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권 현제의 세기가 다른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들과 구별되는 점은 유난히 저자의 추측이 많다는 것이다. 저자가 첫 부분에서 밝히듯이 트라야누스, 하드리아누스, 피우스 세 황제의 사료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책 내용이 줄더라도 저자의 추측은 가능한한 억제해야 하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을 때는 문장의 끝부분을 잘 살펴보며 읽어야 한다. 자칫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을 혼동하기 쉽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은 '...하지 않았을까'로 끝나는 문장이 상당히 많다.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기 위한 시오노 나나미의 무리한 시도가 아닌가 싶다.또 한가지, 모든 로마 황제들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작가의 시도는 여기서도 역시 계속 되는데, 하드리아누스 부분을 읽다보면 작가의 시도가 애처롭기까지 하다. 어떻게든 좋지 않은 황제의 성격을 비약적인 논리로 정당화시키고자 하는데, 끝 부분에 가서는 작가도 포기하는 듯하다. 역사 평설이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지만 역사를 대하는 작가의 주관적인 태도가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든다.솔직히 이 9권은 로마인 이야기의 계속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읽을 가치가 있지, 따로 떼어놓고 보면 별 가치를 느낄 수 없다. 이전의 책들처럼 재미있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