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니바퀴 - 상
존 그리샴 지음, 신현철 옮김 / 북앳북스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그리샴은 재밌지만 가벼운 내용과 재미는 덜하지만 무거운 내용의 소설을 번갈아 내놓는 거 같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로 가스실을 들 수 있는데, 톱니바퀴(왜 원제와 전혀 다른 엉뚱한 이름을 붙였을까...)는 가스실만큼, 아니 더 무거운 얘기를 하고 있는듯 하다. 그래서 그럴까... 솔직히 그렇게 재밌는 내용은 아니다. 긴장도도 좀 떨어지고, 굴곡도 별로 없고, 비슷한 얘기 계속 하는 지루한 감이 좀 많다.

하지만 소설의 완성도는 매우 뛰어나다. 구조적인 완성도는 초기작들의 억지스런 이야기 전개와 뻔한 결말에 비하면 매우 칭찬할 만하다. 또한 그리샴은 전혀 다른 곳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초반에 왜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 두 개를 하고 있지? 라고 궁금해할 정도로...) 하나로 이어지게 하는 놀라운 기술을 보여준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잠깐만 언급을 하겠다. 이 소설에는 착한 사람이라고는 단 한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도 악한과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을 하나 꼽으라면 트레버의 어머니 정도... 돈과 권력에 눈멀어 있는 사람들,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회와 인간 심리의 구조적인 약점을 악용하는 사람들과 국가 기관... 그리샴은 이들을 통해 인간과 인간으로 이루어진 한 국가의 악함을 꼬집고자 했는지... 그의 시선은 매우 냉소적이다.
또한 이 책을 높이 사는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처한 상황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매우 정확하게 꼬집어낸 작가의 통찰력이다. 9.11 이전, 클린턴 시절에 쓰인 작품이라는 것이 참 놀랍다.

단순히 재미 삼아 보기엔 좀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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