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그들의 이야기
스티브 비덜프 엮음, 박미낭 옮김 / GenBook(젠북)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이책은 말 그대로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사회를 주도하고 이끌어 나가는 소수 몇몇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남자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이다.

의사였을 때 당연하다고 여겼던 행동이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얼마난 비인간적이고 비인격적인 행동이었는지
절실히 느끼는 의사의 이야기처럼..
남자로 키워진 평범한 남자들이
이혼이나, 별거, 사별, 부모 부양 등과 같이 문제에 맞닥치게 되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자신 스스로, 제3자의 눈을 통해, 여자의 눈을 통해 다루고 있다. 

어떻게 말하면 요즘 유행하는 말인 '찌질이' 같은 삶을 사는 남자들..
왜 그들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지..
그런 살을 살면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그런 삶을 어떻해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지 갈피를 못잡는
소시민적인 남자들의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이다.

가부장적인 권위을 내세우면서도 무리없이 살 수 있는 남자는
전체 남자 인구의 0.0000001%에 불과하고
나머지 남자들은 섯불리 가부장적인 권위을 내세우지 못할 뿐더러
자칫 잘못하면 가정 폭력자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어찌 보면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남자들은 사회구조의 피해자라는..
사회규범 속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지 못한 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연약한 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또한 어린시절부터 남자로 자라기 위해 감수해야 했던 많은 불합리한 대우에서부터
나이들어 자식이나 남에게 의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삶까지
다양한 연령 때의 경험을 피력함으로써
남자 라는 존재와 그들의 행동패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남자들의 역할 모델이 얼마나 중요한지
남학교에서 여선생이 왜 필요한지 등을 통해
남자들이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주변 환경에 대해 다루면서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점 등도 짚어 나가고 있다.

어찌보면 하찮고 시시한 이갸기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 세대들이 남자다움을 일지 않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가부장적인 체계가 무저져 버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남자들의 고뇌가 무엇인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용기는 갑자기 일어났다 끝나는 영웅적인 행위가 아니라
매일매일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끈질긴 삶을 말한다는 책 속의 문구처럼..
남자로서 남자다움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남자들의 용기있는 삶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베른하르트 슐링크는 1944년 생 전후 세대이다..
그런데 그의 작품에는
2차세계 대전의 잔재가 남아 있는가 하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난 후의 혼란시기와 같은
정치적 쟁점들이 깔려 있다..
또한 대부분의 작품이 외도를 다루고 있다.
또한 주인공들은 역마살이 끼었는지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의 끝은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관조(?)하는
자신의 묵은 감정과 쓸 데 없는 생각과 집착을 털어 버리는 것으로 끝난다.
이책의 표제로 삼은 <다른 남자>가 그 대표적인 예다..

아내가 죽은 후 우연히 알게 된 아내의 외도,
질투심에 불타 그 자취를 쫓게 되고..
결국 자기 방식으로 승화시키면서 소설이 끝을 맺는다.

이 책에는 모두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표제작인 <다른 남자>보다는
운좋고, 재능있고, 이기적인 남자 이야기를 다룬
<청완두>라는 작품이 흥미롭다..

어찌어찌하여 유명 건축가의 길에 들어 서고..
건축일을 하면서 만난 아내...
건축이 충족시켜 주지 못한 공허함은
소싯적 꿈이었는 그림을 그리면서 해소되는데..
미모의 화랑 주인의 눈에 띄어 화가로도 성공하고..
그림을 팔아 준 화랑 주인과 딴 살림을 차리고....

두 여자 사이를 오가다
그 탈출구로 우연히 여행길에서 만난
여대생과도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는...
한 마디로 세 여자를 오가며
어느 한 곳도 정리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수도사의 옷을 입고 떠난 여행...   
여행 중에 사고를 당해
가슴 아래쪽이 마비도는 불구가 돼 버린다.. 

남자가 여행을 떠난 1년여 동안...
아내는 남편이 하던 일을 이어서 성공하고..
화랑 주인은 그의 잠적을 그가 남긴 그림의 가치를 높여
이득을 보고.. 
치의학을 전공하던 여대생 역시 그의 이름을 팔아
치과 건물 설계로 돈을 챙기고...
결정적으로 남자가 사라진 후
세 여자가 같이 살며
남자의 명성을 최대한 살려 실속을 차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의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퇴원한 그에게 그가 살던 집을 작업실겸 숙소로 꾸며 주곤...
그를 돌봐 주겠다는 거의 협박에 가까운 조건으로...
세 여자는 그의 이름을 최대한 이용해..
건축가로.. 미술상으로... 치과 건물 디자이너로...
성공적인 삶을 누릴 완벽한 계획을 세워놓았고....
작업실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남자...
누릴만큼 누리고 즐길만큼 즐긴 삶을 살아서인지...
여자들의 행동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아닌...
여자들에게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가져다 달라 해서
주지 않으면 파업을 해야겠다는 아주 소박한 욕심을 갖는 것으로
이야가가 끝난다..

어찌 보면 복잡하게 뒤얽힌 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너무 쉽게 생각의, 삶의 집착을 털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단편 하나하나를 읽어 나가는 내내 들었다.
 
 <다른 남자>의 마지막 구절인 

"그렇지만 이제 아무렇지도 않으리라.." 가 

그가 소설들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인 듯하다..

어찌 되었든 색다르고 재미있는 이야기 구조와 주인공의 삶이
신선하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
에밀 부르다레 지음, 정진국 옮김 / 글항아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인상깊은 구절 
이 겸손하고 작은 왕국은 반드시 알려지고 말 것이다....
===========================================================
 
이 책은 고고학자가 쓴 책이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기 직전..   

그래도 우리나라가 자주적 통치를 하고 있을 무렵의
모습이 씌여져 있어
일본의 통치를 받기 전 우리의 문화가 그대로
살아 숨쉬던 모습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다. 

저자는 고고학자답계
시대를 보는 혜안을 가지고...
책 내내
주변 강대국의 야욕을 눈치채지도 못한
선량하고 총명한 한국인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극히 서양인의 관점에서
'불결'과 '악취'에 대해 끓임없이 언급하고,
무당과 조상, 각종 신에 의지하는 한국인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겸손하고 작은 왕국은 반드시 알려지고 말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렴
일본과도 다르고, 중국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한국인만의 개성과 특질을 꿰뚤어 보고 있다. 

이 글귀를 읽으면서 타코르의 시 '동방의 등불'이 생각 떠올랐는데,
그들은 우리의 어떤 점을 보고 이런 글을 썼을까 궁금해졌다... 

작가는 한국역사에 대해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사물을 관찰하고 학술적으로 해석해 나가고 있어..
여느 서양인의 여행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사진과 설명을 통해
그 당시 한국의 실상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료로서의 가치도 있는 책이다.  

양반들이 쓰는 '갓'과 기생들이 쓰는 '전모'를 보고
이렇게 희안하고 다양하고 특이한 모자를 가진 나라는 처음이라고
감탄해 마지 않는 저자의 시선 같이
우리에게 평펌한 일상이 경이롭게 비춰지는 대목들에는 절로 웃음이 났다.
특히 예쁜 여자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을 투덜거리며
안타까워하는 모습도 재미있다.

저자가 방문한 지역들은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생활의 중심지 인 곳으로, 
생활환경(길, 집)과 사람 살이(사람, 풍습), 주변 경관(유적지나 관광지)을
자세히 관찰하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그 당시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들여다 볼 수 있는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큰 책이므로
개화기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나
우리의 민속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라인 이야기 - 고대영웅들의 화려한 귀환
서영교 지음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재앙은 언제나 국왕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힘이 닿지도 알 수 없는 곳에서 찿아들었다.
======================================================
이 책은
저자가 한 학술 대회에 발표한 글에 대해 토론자가
"논문이 너무 비과학적입니다. 논리에도 문제가 있습니다."라는 지적에
"예, 저는 문학박사입니다."라고 말해 웃음바다가 돼 버렸다고 하듯이
문학적 상상력으로 역사적 기록의 빈 공간을 메꿔나간 가벼운 역사서이다.

인간사를 조명했다는 저자의 말 처럼,
인간의 역사가 지배자를 중심으로 서술돼 있듯이..
왕과 그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은 신라의 역사책이다.
보통 우리가 역사를 공부할 때
신라, 백제, 고구려를 삼국시대라고 뭉뚤그려 배우고 있는데..
이렇게 온전히 신라를 중심으로 다룬 책을 만나니 신기하도 했다..

하지만 역시 고구려의 영향력을 다루지 않고는
신라의 역사를 온전히 다룰 수 없는 거 같다.
"아, 고구려!!"라는 한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고구려의 위세와
어이없는 패망이 놀라우면서도 안타까웠다..

400년만에 통일을 이루었다는 수나라를 몰락시키고,
당태종를 떨게  했던 고구려의 위상...
만주, 요동까지 세력을 떨쳤다고 하지만
중국 대륙희 한 귀퉁이에 자리한 고구려가 중국이 가장 견제한 나라...
고구려가 패망하기 전까지 왜군이 신라를 침입하는 것을 막아 주었다는..
신라의 역사를 통해 고구려는 다시 인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고구려가 멸망한 것은 형제간의 세력 다툼 때문이었고..
신라가 멸망한 것은 형제 친족간의 왕권 다툼에서였다..
한 나라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전체을 보지 못하고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패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가장 약했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1000년의 역사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고구려의 형제간 권력 다툼, 백제의 판단 미스
그리고 약삭빠르다 할 만한 신라의 외교술에 있었던 것 같다..

"재앙은 언제난 국왕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힘이 닿지 않는 곳에서 찿아들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벡제의 의도하지 않은 대응으로
권력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김춘추와 김유신을
권력의 중심으로 이끌었고, 삼국통일에 이르게 했다는 아이러니..
진흥왕이 왕으로 등극하기까지의 에피소드 등,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차지하기 위해 권모술수를 펼치는
신라왕가의 이야기와 골품제도,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얽히고 설킨 근친혼 등
저자의 고증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이 그득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수의 심리학
마이클 맥컬러프 지음, 김정희 옮김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복수심은 인간 본성의 질병이나 결함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참모습이자 언제난 우리 자신의 일부이다.
===================================================
이 책은 복수가 아니라 용서에 대해 다룬 책이다..
복수가 인간의 본성임이 분명한데,
어떻게 인간은 본성을 극복하고 용서를 할 수 있는가를
다양한 실험과 관찰,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복수 본능과 용서 본능의 근거들을 통해 인간 심리를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복수심을 강하게 느끼게 될 때는
다른 사람 때문에 분명히, 그리고 의도적으로 해를 입었다고 인식 할 때
즉 명예를 손상받았을 때라고 한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회, 우리가 아끼는 여러 가지를 보호해야 할 때가 오면
복수심을 앞세워 공격을 한다고 한다.
이것은 개인은 물론이고 집단,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분쟁뿐만 아니라 국가간의 전쟁에서 내세우는 명분도
대부분 명예와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인간이 복수를 버리고 용서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복수하는 것보다 화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더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수지간이라 하더라도
협력을 해야만 위기를 극복하거나 목표를 달설할 수 있다면
인간은 언제든 협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복수를 함으로써 복수를 되돌려 받을 위험이 있을 때도 용서를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후환이 두려울 때는 복수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인간은 복수 본능 뿐만 아니라 용서 본능을 가지고 있는데..
용서 본능은 인류의 번식에 유용했고 경제적이었으며,
정치적으로 가치있는 상호 관계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인위적으로 복수를 억제하고 용서를 이끌어 내기도 하는데..
가장 최선의 방법이 '사과'라고 한다.
겉치레가 아닌 피해자가 납득할 만큼 진심어린 사과는
인간의 복수심은 억제시키는 핵심이라고 한다.
또한 여기에 자기비하 표현과 몸짓이 따르고 보상까지 이어지면
대부분의 인간은 용서를 하게 된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비폭력저항과 용서, 형제애의 대명사인 종교 집단의 경우
정당한 보복이나 종교적 의무를 부여 받게 되면
신의 이름으로 무차별하고 처절하게 복수를 행한다는 것이다.
 
인간 역사상의 전쟁은 종교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차 걸프전 역시 그렇고, 가자 지구의 끊임없는 분쟁도 그렇다.
이러한 전쟁이 끝나지 않는 것은 종교적 의무, 정당한 보복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용서가 인류 발전에 이바지했고,
인간이 복수가 아닌 용서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문화의 힘이 크다고 피력하며
현실 사회와 물질적 환경을 변화 시킴으로써
용서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문화가 종교를 뛰어 넘어
종교를 바탕으로한 전쟁, 복수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