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아도 달라도 사랑해 둥둥아기그림책 17
정호선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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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이 똑 닮은 쌍둥이 아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가들은 서로 닮았지만 많은 것이 다르다. 좋아하는 색깔부터 물을 마시는 방법 심지어, 부모님과 함께 노는 방식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아이들은 이렇게 같으면서도 다르다.

 

나의 아이를 키우면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아이를 낳고 보살핀다는 것은'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생애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어서 모든 것이 힘겨웠다. 뭐랄까. 수영을 못하는 상황에서 바다에 던져지고, 숨 한 번 쉬어보려고 하면 파도가 덮치고, 또 덮치고 또 덮치는 느낌이랄까. 더 무서운 건 파도가 멈출 일은 없을 거라는 것이었다. 다소 잔잔해지기는 하겠지만....

 

무튼 첫 아이는 모든 것이 힘들었고 익숙하지 않았다. 예민하고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나의 아이를 보며 다른 아이들과 자연스레 비교하게 되었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비교대상은 많았다. 당장 인터넷 육아 블로그에만 접속해도 '통잠'자는 아이들이 정말 많았다. 그뿐만 아니라 '통잠을 재우게 하는 방법'들도 많았다. 나는 그 방법들을 시도하였고 그리고 좌절하였다. 나의 아이는 그 아이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말도 못하는 이 어린것에게 '너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아지라구!'라는 식의 폭력을 행사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세돌이 지나도록 말을 하지 못하는 나의 아이를 보며 사람들은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다. 언어치료를 받아봐야하는 건 아니냐, 우리 아이는 돌 지나서 바로 이야기를 했다. 엄마가 너무 조용히 지내나보다. 말을 많이 걸고 수다쟁이 엄마가 되어라. 등등의 조언을 내게 건넸다. 모든 것이 내 탓인 것만 같았고, 불편했다.

 

힘겹고 불안하고 위태로운 시간들은 지나갔고, '정말 영영 말을 못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나의 아이는 너무나 말이 많은 지극히 평범한 아이로 자라주었다. 지나고보니, 아이는 아이들만의 속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이렇게나 다른 아이들을 하나의 틀에 자꾸 맞추려고 하고 있는 건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균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아이와 나의 아이를 비교하게 된다. 평균에 못 미쳐도 마음이 불안하고 평균 이상으로 넘어서도 괜한 걱정이 스민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아이들만의 속도를 존중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같아도 달라도 사랑한다.

당연히 사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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