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공교육을 멈춰 세우다 - 전국교사집회 연대의 기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음 / 단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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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이초 사건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어둠’이었다. 학교라는 공간이 누군가에게 죽음의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까맣게 먹어들어가는 것 같았다. ‘왜 하필 학교였을까’, ‘어쩌다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질문이 머릿속에 가득 찼지만, 어떤 말로도 쉽게 설명할 수 없었다. 답이 없는 질문을 안은 채, 교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검은 옷을 입고 서 있었다. 그 점 하나하나가 어느새 연결되어 하나의 목소리가 되었고, 그 목소리는 거리로 나왔다.

《교사, 공교육을 멈춰 세우다》는 그렇게 거리로 나온 교사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은 단지 ‘교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때때로 뉴스 한 줄로 스쳐 지나가는 비극을,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온도와 결을 느끼지 못한 채 소비하곤 한다. 이 책은 그 무심한 시선에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날, 그 사람들에게는 어떤 마음이 있었을까?’ ‘사건 이후, 학교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책은 전국 곳곳의 교사들이 왜 ‘멈춰야만 했다‘고 말하는지, 그리고 그 멈춤이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간절한 요청이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 움직임이 만들어낸 변화들과,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한계 또한 솔직하게 드러낸다. 읽는 내내 마음이 조용히 흔들렸다. 어떤 부분은 마치 개인의 일기처럼 다가오고, 또 어떤 부분은 집단의 선언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고, 누군가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될지도 모른다. 

《교사, 공교육을 멈춰 세우다》는 선생님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속해 있는, 또는 거쳐 간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학교가 ‘배우고 가르치는 곳‘이라는 기능을 제대로 다하기 위해, 교실이 모두에게 따뜻한 배움의 공간이 되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태도로 이 이야기를 들여다보아야 할까. 질문을 던지며 점 하나를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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