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당 산냥이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저학년) 첫 읽기책 18
박보영 지음, 김민우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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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당 산냥이>는 산에 사는 한 고양이, ‘산냥이’의 성장을 따라가는 동화책이다. 산냥이는 버려졌지만, 버려진 채로 머물지 않는다. 호호당에서 살아가며 배움과 실수를 거듭하고, 조금씩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라고 있다. 그런 산냥이의 여정은 어린이의 성장 과정과 닮아있다. 실패하고 실수를 거듭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어린이 말이다. 실수를 계속 마주한다는 점에서 어린이들은 용기있다.


책을 읽어보면 산냥이를 둘러싼 두 어른이 등장한다. 유튜브 조회수에 눈이 멀어 산냥이를 속이고, 호호당의 귀한 약재를 가로채는 너굴아재의 모습은 요즘 사회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호호할멈은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산냥이를 무조건 감싸거나 대신 해결해주지 않고, 실수를 정면으로 마주보게 하면서도 그 곁을 묵묵히 지킨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모든 걸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존재. 그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산냥이가 약재를 잘못 쓰는 실수를 했을 때, 호호할멈이 그냥 넘기지 않고 스스로 돌이킬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장면이다. 모든 것이 처음인 아이들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진짜 성장은 바로 그 다음에서 시작된다.


<호호당 산냥이>는 어른 독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나는 산냥이와 같은 존재에게 어떤 어른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누군가의 실수를 기다려주고 응원해 줄 수 있는가?

어려운 질문을 마주하는 건 어른에게도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자라는 중.


+ 오동통통한 발바닥 안쪽까지 푸르른 물이 든 귀여운 산냥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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