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너 어디 있었니?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지음, 장혜경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멋진 소년, 로베르트와 함께 긴 시간여행을 다녀왔다. 

나도 영화나 TV화면을 보거나 그림을 무심코 바라볼 때  그 속으로 끌려 들어가 무한한 시간 세계 속을 넘나들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하며 며칠 내내 로베르트처럼 주머니 속에 내 잡동사니들을 넣어 만지작거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문득 로베르트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가 다시 한번 눈을 비벼서 지금, 내게로 와준다면 그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 떨어진 그가 얼마나 황당해할 것인지 상상하면 웃음이 배어나온다.

유럽의 역사와 풍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주고, 언어와 문화의 상관성,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본성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주는 재미난 책이다.

되돌이켜보면 나도 어릴 적에 로베르트처럼 눈을 살며시 감고 가지각색의 무늬와 점들이 현란하게 돌아가는 듯한 환영 속에 빠져 있었을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가끔씩 눈을 감고 여러 점들과 줄무늬, 여러 기하학적인 모양들이 춤을 출 때마다 로베르트를 기억할 것 같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로베르트처럼 다소 위험한 모험을 감행하고 싶어 마음이 설레일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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