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찌가 익을 무렵 - 효리원 대표 작가 대표 동화 01 효리원 대표 작가 대표 동화 16
이오덕 지음, 이태호 그림 / 효리원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철마다 지천으로 열리는 자연의 먹거리의 맛을 아는 아이들은 어땠을까? 학교 뒷마당에서 버찌를 따먹고, 살구, 오디, 감, 밤, 고욤 같은 것을 따먹던 옛날 아이들의 세계는 어땠을까? 이른 아침 아직 어둑어둑한 산길을 걸어 깊숙한 오솔길을 따라 학교에 갈 수 있었던 아이들은 오가는 길마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문득 그 옛날 아이들의 세계가 똑같이 생긴 아파트에서 상가건물들과 숱한 자동차들의 소음을 벗삼아 학교길을 오가는 요즘의 도심 아이들과 어떻게 다른가 궁금해진다. 도식적인 비교가 될른지 몰라도 분명한 것은 훨씬 덜 풍성하고, 훨씬 더 획일적이며, 훨씬 더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검붉은 '버찌'의 맛과 색감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듯한 정겨운 그림과 함께 이오덕 선생님의 고운 우리말이 어우러진 책을 읽고 있노라면 더 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 아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어진다.

권위적인 교장선생님마저 자연이 주는 풍성한 사랑과 추억에 마음이 동해 아이처럼 나무에 올라 아이들에게 버찌를 따주고 함께 나눠 먹는, 그야말로 한바탕 버찌 잔치에 초대된 듯한 결말도 근사하다. 시골초등학교의 평범한 일상을 수채화처럼 그려놓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확 풀어주는 청량감도 살아있어 좋다.

아이에게 읽어주고, 함께 버찌 따먹으러 가는 생각만 해도 흐믓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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