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교 때 나의 반곱슬머리가 아주아주 싫었다. 아침에 샤워하고 머리를 말릴 때 아주 정성스럽게 말려줘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양쪽 머리가 서로 같은 쪽으로 말려서는 아주 웃긴 삐침 머리가 되기 때문이다.머리를 잘 못 말린 날에는 하루종일 신경이 쓰였다. 수업시간에도 계속 머리를 만지작거릴 때가 많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내 머리스타일만 쳐다보는 것 같아서 속상할 때도 있었다. 어제 아이와 ‘주름 때문이야’를 읽으면서 내 학창시절의 모습이 떠올라 빙그레 웃음이 났다. 표지에 아주 센스있는 띠지가 붙어 있다. 손을 펼치면 멋진씨의 쪼글쪼글 주름이 나온다. 작가님이 신경써서 디자인하셨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멋진 씨는 매일 어떤 스타일링을 할지 고민하는 멋쟁이 신사다. 잘 차려입고 활기차게 인사하며 매일 아침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느 날처럼 단골 가게에서 오믈렛을 먹으며 신문을 펼친 그는 자신의 시력이 나빠졌음을 인지하고 안경점엘 간다. 오마이갓! 안경을 쓰고 들여다본 얼굴엔 주름이 자글자글~~그날부터 멋진 씨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의 주름을 이야기하고,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때문에 주름을 없애기위해 고군분투한다. 과연 멋진 씨는 주름을 없앨 수 있을까? 그리고 예전의 자신감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겉모습이 중요한게 아니에요.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지세요. 그리고 자신의 행복을 찾으세요.” 그리고 아이와 몇 번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찾아가는 디테일들이 재미있었다.토끼의 바짝 선 귀의 비밀이라든지, 새가 가발을 물고 가버려 가발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듬성 씨, 멋진 씨의 모자 위에 응가를 떨어뜨리는 새, 수염과 모자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린 멋진 씨의 땀자국 등등 구석구석 찾아 보는 재미가 있다.나는 이제 더 이상 나의 반곱슬머리를 신경쓰지 않는다. 서너달에 한 번씩 하던 스트레이트 펌도 이제 하지 않는다. 그냥 머릿결 관리에 신경쓰고 잘 빗어 옆으로 늘어뜨리거나 올려 묶는다. 사람들은 내 머리가 참머리인지 반곱슬인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까. 오늘 아침 등원길에 아이가 자신의 머리칼이 한 쪽 방향으로 들려있다는 사실을 엘리베이터 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알게 되었다. “엄마, 집에 가서 물이라도 묻혀볼까?” 하길래 한 마디 해 줬다. “어제 ‘주름 때문이야’ 읽었지? 늦었으니 그냥 가자. 아무도 신경 안쓸거야.” 안경을 쓰고 자신의 주름을 선명하게 보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멋진 씨는 행복하다. 작고 소중한 것들도 잘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외모에 신경을 많이쓰는 아이, 나 자신보다 남들의 반응에 더 신경을 쓰는 아이, 자신감이 없는 아이에게 꼭~ 추천하는 책이다. (책키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