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나는 흘러간 유행가의 제목처럼 참 바보처럼 살았던 것이었다.
그런 깨달음이 언제부터인가 아주 조금씩, 마치 실금이 간항아리에서 물이 새듯 그렇게 조금씩 내 마음을 적시기 시작했을
것이었다.
항아리의 균열은 점점 더 커지고, 물은 걷잡을 수 없이
새들어오고, 마침내 마음자리에 홍수가 나버려서 이 아침 절박한부르짖음을 토해내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이렇게.
"그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
홍수가 나버리도록 마음자리가 불편할 때까지 나를 참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인생을 방기(放棄)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시달리면서까지
무위한 삶을 견디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이제 비로소 이야기의 핵심에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여태까지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쓸데없는 군말들을 많이도 늘어놓았구나 하는 알 수 없는 긴장감마저 느낀다.
내 삶이 이렇게 굳어진데는 하나의 까닭이 있었다.
아마도 나는 이 아침, 내 삶을 변명하기 위해서라도
꼭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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