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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비발디 : 리코더 협주곡
Arcana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이제까지 바로크시대라 하면 415Hz의 피치를 쓰는 것이 정석이라 여겼었는데, 오베를링어와 마르카의 유쾌한 친구들은 440Hz의 피치를 사용했다. 두 개의 차이는 약 반음정도의 차이인데, 피치가 높을수록 음악은 더 화려해진다. 내지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비발디 당시의 관습은 440Hz의 피치를 사용했다는 것. 수많은 비발디 콘체르토가 415Hz의 피치를 채택한 반면 이들은 그 시대상을 반영 복원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그래서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들의 연주가 원전연주에 더 가깝게 접근했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오베를링어는 비발디 콘체르토를 두차례 녹음했는데, 아르카나에서 녹음한 본 음반에서 제대로 된 반주상대를 만났다. 카르미뇰라와의 호흡에서 애호가들의 혼을 빼놓았던 그들이 이젠 젊은 리코더주자와 만나 또 한번 신나게 비발디를 부르짖는다. 물론, 사계에서처럼의 다이나믹한 화끈함은 아니지만, 이들의 반주는 시종일관 싱싱함을 머금고 있다. 덕분에 오베를링어의 연주는 구녹음과의 큰 차별성을 보인다. 사실 그녀 자체의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구녹음 음반을 보유한 이들이 다시 아르카나의 음반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어찌보면 상술일지도 모르겠지만, 두 개의 음반이 전혀 겹치는 레퍼토리가 없다는 것이다. 해석의 차이겠지만, 다소 템포가 느리게 느껴져서 어색하게 들리는 부분(RV 444)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비발디의 성향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다.
혹시 이들이 디복스(Divox)에서 음반을 냈다면 어떤 느낌으로 와 닿을까. 아르카나의 기술력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지만, 음반을 들으면서 디복스의 섬세함이 사실 좀 그리워지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