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비발디 : 사계 (리코더 버전)
Harmonia Mundi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최근 비온디나 카르미뇰라같은 다이나믹한 비발디의 사계를 이 음반에서 기대해선 안 된다. 우선 악기 자체가 현이 아닌 관이고,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점이 틀리기 때문이다. 전자의 비발디를 들으면 생동감 넘치는 연주에 속이 다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지만, 후자의 연주에서는 후련함 보다는 평온함이 느껴진다.

프란스 브뤼헨을 사사한 마리온 페어브뤼겐은 플란더스 리코더 사중주단의 잘 정돈된 반주 위로 새소리와 흡사한 리코더의 음색으로 독주 선율을 풀어나간다. 헨델의 리코더 소나타에서 이미 보여준 바 있듯이 다양한 꾸밈음을 사용하면서도 지나치지 않은 중용을 지키는 그녀의 연주는 본 음반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이들의 연주는 원곡에 충실하되 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목가적인 음향을 아낌없이 들려준다.

수많은 단체들이 사계를 연주하지만, 그리고 리코더가 포함된 앙상블의 다양한 앨범들(예를 들어 미칼라 페트리, 펄레이디언 앙상블, 콘라드 스타인만, 레드 프리스트 등)이 발표된 상태이지만, 이 음반이 주목받는 이유는 전 파트를 리코더만으로 구성했다는 것과 폭발적인 음향은 아니더라도 잘 짜여진 내실있는 연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음반 가격을 저렴하게 낮추면서 '목가적인' 구버전의 자켓이 판에 박은 듯한 멋없는 심플한 자켓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음악을 접할 수 있다면 이 정도야 감수해도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