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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 - 방정환의 <어린이 독본>을 장정희가 풀이하고 글 쓰다 ㅣ 천천히 읽는 책 1
장정희 지음, 여미경 그림, 방정환 원작 / 현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방정환 선생님을 모르는 어린이는 없을 듯 하지만, 또 자세히 아는 친구도 드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이날을 제창하셨고, 또 "어린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셨다는 거.
그리고 또 아이들은 무얼 알고 있을까?
어린이를 사랑하고 생각하는 깊은 마음으로 쓴 < 어린이독본 > 은 일종의 교과서 같은 류라고 합니다. 방정환 선생이 살아계시던 그때 그 시절, 일제치하의 어둡고 힘든 시기에 이렇듯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며 그 미래의 밝고 어두움은 교육에 있고, 특히 어린이 교육에 있음을 직감하시고 어린이들을 위해 힘을 쓰신 방정환 선생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봅니다.

총 스무개의 이야기가 담긴 < 나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 > 책은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들을 위해 쓰신 글에 방정환 연구가이자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장정희 선생님의 해석이 붙어 꾸려져 있습니다.
초등고학년이라면 혼자 읽고 또 장정희 선생님의 해석을 통해 시대적 배경을 올곳게 알지 못한 상태라도 어느정도 글 이해를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현북스에서 아이들을 위해 이런 책을 낸다는 건 정말 장한 일이지싶습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주제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학년때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창작동화들을 열심히 읽었다면, 이제 슬슬 마음도 몸도 부쩍 자라게 되는 초등고학년을 맞이하며 바른 역사관과 가치관 그리고 역사를 이해하는 심미안을 갖춰갈 일이 남았는데요,
현북스의 몇몇 책들을 읽어보며 이 정도면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쉽고 재미있는 주제는 아니지만, 앎에 대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해요.
낯선 짜임, 낯선 단어 그리고 낯선 이야기 속 무대배경에서
지금의 아이들은 어떤 가치를 얻을까?
시대가 변하며 그 해석은 달라질 지 모르겠지만, 방정환 선생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은
그대로 전달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롯이 아이들, 어린이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
어린이들이 잘 되길, 잘 커나가 주길 바라는 그 마음은 한결같이 여러 이야기 속에 담겨있습니다.
나라잃은 설움이 곳곳에 배여있지만, 그 슬픔에 묻혀있지 않은 명랑하고 진취적인 기상이 엿보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 나의 주인으로 ... > 살아가자 라며 웃음띈 얼굴을 하고 있잖아요.
그 중에서 저는 제 10과 < 세계 일가 >라는 제목의 글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본다면 계몽적 요소가 빠질 수 없는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그 속에 그저 주입식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옳은 생각을 할 수 있게 지도 하려는 마음씀이 담겨있어, 그것이 그저 위에서아래로 흐르는 가르침이 아니라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세계일가> 는 세계는 하나의 집이라는 풀이쯤 되겠다하셔요.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영향을 미치며 사는 우리니까 배척하지말고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살아야겠다는 이야기가 되시겠어요.
이 글을 그 시대 아이들이 읽고 옳게 받아들인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커서 훌륭한 세계관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쉽게 쓰여있는 글이지만, 장정희 선생님이 다시금 풀이를 해봅니다.
장정희님은 방정환 선생님의 글을 요즘 아이들 입맛에 맞게 풀이하면서
방정환 선생님의 하신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일이었는지도 이야기해줍니다.
얇은 책 한 권으로 우리는 우리나라를 빛낸 위인전을 읽는 기분이 들 지 모르겠습니다.
소파 방정환선생의 세계아동예술전람회 이야기는 저도 처음 접하는 거라, 정말 놀라웠다지요.
그 시대..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대중매체가 없던 시절에 준비기간만 3년이 소요된 어마한 전람회를 어찌 준비하고 또 성공리에 마쳤는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일제시대, 혹은 해방전후 작가들의 글을 읽다보면 너무 계몽적일때가 많아서 고리타분하다 라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방정환 선생님의 글은 어린이 마음을 잘 헤아렸고, 또 그들을 하나의 주체로 인식하여 어린이들이 삶을 살아가고 또 생각하는 그 길에 그저 도움을 주기 원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무리가 없어요.
<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말이 있지요. 어린이들에게서 나라의 미래를 보았던 방정환 선생님은
그렇게 어린이들이 많이 알고 또 많이 생각하고 느껴야 앞으로 나라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예견하셨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