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통합적 사고의 승리

아이리더십 iLeadership - 애플을 움직이는 혁명적인 운영체제
제이 엘리엇 & 윌리엄 사이먼 지음, 권오열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4월

애플과 관련한 수많은 책을 하나도 읽지 않았던 나로서는 매우 신선했다. 무엇보다, 애플의 내부에서 잡스의 지척 거리에 있던 사람의 입으로 묘사되는 애플의 모습이기에 좀 더 리얼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잡스가 애플을 시작할 때부터, 픽사로 갔을 때, 다시 애플로 귀환할 때의 상황이 비교적 자세히 묘사가 되어 있다. 그 당시 잡스의 상황이라든가 내부적인 여러 주변 상황들의 모습을 보면, 잡스가 얼마나 자신의 원칙에 철두철미한 인간인 지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통합 제품 이론' - Whole Product Theory. 그것은, 늘 삼성/LG의 스마트폰과 아이폰을 나란히 놓고, 왜 이렇게 다를 수밖에 없는가를 고민하던 나에게 나름의 해답을 던져 주었다. 삼성과 LG에 기술이 없다고 볼 순 없을 것이고, 특히 액정의 경우 LG와 아이패드는 똑같은 제품을 쓰는 것과 다름 없는데 왜 이렇게 색감도, 터치감도 다른 것일까 궁금했었다. 문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해서 사고하지 않는 애플의 생산 방식. 애플의 방식 속에서는 '하드웨어는 완벽해요! 이건 구굴이 만든 안드로이드의 문제에요!' 라는 류의 변명이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제품 하나를 중심으로 뭉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그들의 조직은 비록 내가 부품 하나, 일부 기능 하나만을 담당하고 있다 하더라도 세상을 놀래킬 무언가를 만드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우리 나라의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 중에 "내가 만드는 이 제품을 내가 얼른 갖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전적인 얘기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하는 사람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