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Society 한경 클래식 3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강사의 추천으로 이 책을 샀을 땐 Next Society에 대한 어떤 혜안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피터 드러커의 명성도 일종의 보증 수표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었고. 하기사, 학자가 점쟁이나 예언가가 아닐 바에야, 어떻게 ‘미래’에 대한 모습을 함부로 그리고 함부로 말하겠냐마는, 그래도 그렇지 이 책은 정말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기대가 컸기 때문에 갖는 실망이기에 전혀 읽을 만한 책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지식 근로자에 대한 최고 경영자의 관점이라든가, 혁신에 대한 강조, 마치 사람들이 영원할 것처럼 여기는 현대 산업사회의 모습들에 대한 경고, 역사의 사이클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등장할 어떤 거대한 흐름 등. 새겨서 보아야 할 대목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책의 구성과 번역이 너무 부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일관된 맥락 없이 반복적으로 튀어나오는 이야기들이 지루함을 갖게 한다. 이 책의 1/3 정도의 분량이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너무 반복적으로, 산만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강 뛰어 넘으면 지나가는 부분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 또한 번역의 탓인 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어로 된 말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종종 있다.

또한 옥의 티라면, 보이지 않게 드러나는 피터 드러커의 미국에 대한 편견이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 피터 드러커는 무엇을 근거로 선진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미국이 엘리트가 지배하지 않는 사회라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보통 나는 이런 류의 실용 서적들을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얻은 책 선택에 있어서의 배움이 있다면 서술된 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것이다. 저자도 지적하고, 우리 모두도 알고 있듯 굉장히 급속도로 변하는 시기에 1998년, 1999년 등의 일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물론, 그것을 통해 피터 드러커의 혜안(그 당시 그가 한 말이 많이 들어맞고 있으니까)이 돋보이는 면도 있고, 그 당시에 몰랐던 점들을 ‘아, 그 때는 그랬구나’ 하고 깨달을 수야 있겠지만, 도대체 제목이 의미하는 Next Society 와 맥락이 잘 안 닿는 것이다. 그건 책 구성에 있어서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현대 사회, 그리고 향후 도래할 사회의 다수가 될 지식근로자들의 특성과 그들의 성취를 이끌어내는 방법, 그리고 조직 내에서 그들에게 접근하는 방법 등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또한 인구 통계학적 접근을 통해 미래 사회를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도 신선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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