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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간의 요술 말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7
천장훙 지음, 염미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3년 9월
평점 :
붉은색 바탕의 표지에 중국분위기가 물씬 나는 그림..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저자는 중국인이네요,
주로 중국의 전통과 옛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요술말이라는 전설과 한간이라는 실제인물을 소재로,
<한간의 요술말>은 한간과 같은 기법을 써서
비단에 그림을 그린 조금은 특별한 책입니다.
2005년 이 책으로 독일 아동청소년문학상도 수상했다고 합니다.
간단하게 이 책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어릴 때부터 그림그리기에 재능이 있던 한간은 특히 말을 그리는 걸 가장 좋아했습니다.
그의 그림솜씨에 대한 소문을 들은 황제는 그를 궁정화가로 뽑았는데
옛사람들의 그림을 따라 그리기보다는 살아있는 말을 그리려고 했어요.
어느날 용맹한 장수가 전쟁터에 가기전 가장 힘세고 용감한 말을 그려달라고 청하여서
한간이 온 마음을 다해 그려 마침내 그림속의 말은 살아있는 말이 됩니다.
이 말을 이끌고 장수는 전쟁에 큰 승리를 이끌지만 장수는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싸우려 하자,
말은 눈물을 흘리며 장수를 내팽개치고 날려나가 다시 한간의 그림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실제로 중국 당나라 화가인 한간은 어린 절 왕유로부터
그림 재주가 있음을 인정받아 궁정화가가 된 인물입니다.
그는 마도로 유명한데 궁전의 마구간에 있는 수많은 명마를 묘사했으며,
"신에게는 이미 스승이 있으니, 폐하의 마구간에 있는 말들이 모두 저의 스승입니다"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의 말도 그림의 기법과 표정, 색채로 그 생생함을 더해 단숨에 달릴 기세가 느껴집니다.
한간의 마도처럼 눈빛만으로도 말의 심리를 표현한다거나 눈근처와 다리, 가슴의 부분적 음영기법으로 단순한 선으로도 말의 기상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그 긴장감이 잘 전해집니다.
톤다운된 색채와 옛 회화분위기는 어두운 이 이야기와도 잘 어울어지기도 하구요.
그림에 갇히기엔 너무나 생생했던 한간의 말.
실제와 구별이 안될 정도로 잘 그린 그림을 보고 마치 그림밖으로 나올 것만 같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거겠지요.
전쟁의 참혹함을 목격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말의 얼굴과 피투성이가 되어 다시 그림 속으로 사라져 장수와 한간을 책망하듯 쳐다보는 말의 표정에서 전쟁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비단에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하니 아이는 믿기지 않나봐요.
아직 스케치북위의 그림에 익숙한 아이는 자꾸만 천 위에 어떻게 그림을 그릴 수 있냐고 묻습니다.
아이와 함께 남는 천 위에 그림그리기도 한번 해봐야겠어요.
우리 아이는 그 그림에 어떤 생명력을 불어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