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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짝! ㅣ 둥둥아기그림책 8
곽상주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둥둥 아기그림책의 여덟번째 이야기 <폴짝!>.
둥둥 아기그림책 시리즈 중 문승연 글/그림의 <냠냠냠 쪽쪽쪽>, <찾았다!>를 특히 좋아했던 엄마와 우리 아이들 덕분에 더 눈이 가는 책입니다.
겉표지 그림에 덩치가 가장 큰 고양이가 아래를 쳐다보고 있고 그 밑에 개구리는 고양이를 보고, 맨아래 있는 메뚜기가 힘에 겨운지 눈을 감고 있는 모습 자체부터가 웃음을 자아내요.
대개는 덩치가 큰 동물이 아래에 위치하고, 작은 동물이 위에 있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인데 이에 벗어나는 상황이니 과연 어떤 일이 펼쳐졌는지 내용을 보기도 전에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네요.
'폴짝'이라는 말과 함께 높은 곳으로 도약하려는 메뚜기, 개구리, 고양이, 코끼리...
동물들을 오른쪽에 배치하고 왼쪽공간을 비워둠으로써 그 운동감과 역동감을 더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코끼리가 폴짝!하면서 도약하는 장면은 웃음이 절로 나와요. 폴짝이라는 단어가 주는 간결함과 경쾌함이 코끼리의 몸매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거든요.
폴짝하고 뛰면서 메뚜기 위에 개구리가, 개구리 위에 고양이가, 고양이 위에 코끼리가 앉으면서 함께 읽는 아이는 행여나 동물들이 넘어질까봐 어떡하냐며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조마조마합니다.
작은 동물위에 큰 동물을 자리하는 상황자체만으로도 긴장감을 불러일으켜요.
코끼리가 맨 위로 폴짝 뛰어올라갈때 눈을 감아버린 개구리와 메뚜기, 코끼리를 쳐다보는 고양이,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듯 아래를 쳐다보는 코끼리.
눈빛하나만으로도 동물들의 감정들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변화된 동물들의 표정을 읽는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네요.
그러다가 모두 앞을 쳐다보는 동물들... 무엇을 본 걸까요? 다음장면에서 폴짝!하며 그림책 밖으로 뛰어나간 동물들.
메뚜기와 개구리는 힘이 들었을테고, 코끼리와 고양이도 내심 불안불안 했을 거예요.
모두 바위에서 '폴짝' 내려가면서 그 긴장감이 한순간 해소가 됩니다. 폴짝이라는 단어가 앞서 긴장감을 주었다면 마지막 장의 폴짝은 그 긴장감을 해소해주는 의미가 되죠.
그림도 재미있지만, 간결하고 짧은 호흡의 문장과 '폴짝'의 어울림, 해당 글자의 색을 통일시켜, 단어와 그림을 함께 매치시키도록 한 점도 눈에 뜁니다.
돌무렵때 겨우 한발씩 내딪으며 아장아장 걷다가 한발뛰기를 하고, 두 돌즈음에는 약간의 높이에서 두 발로 동시에 폴짝 뛰기 시작한 우리 둘째.
아이가 두 발을 모두 땅 위로 뛴다는 것이 처음에 불안해 하기도 하고 두려워하며 한발뛰기만 하다가 어느 새 두발뛰기를 하면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게 되었던 때가 떠오릅니다.
0~3세 아기들이 처음 만나는 책으로 연령적 특성과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기획한 시리즈인 만큼 <폴짝!>은 이런 아이들의 신체&심리발달과정을 반복되고 리듬감 있는 문장과 폴짝 뛰는 동물들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살배기인 둘째도 한없이 이 책을 반복을 하고, 폴짝하며 뜀박질도 따라하나봐요.
간결하고 선명한 색상, 그리고 여백의 미를 살린 그림과 함께 짧고도 경쾌한 리듬의 글이 '폴짝'이라는 단어와 참 잘 어울리네요.
아이들에게 뛰기 본능을 불러일으켜주는 재미있는 책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