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 전문화된 세상에서 늦깎이 제너럴리스트가 성공하는 이유
데이비드 엡스타인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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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폭넓게 적용하는 능력은 폭넓은 훈련에서 나온다.[늦갂이 천재들의 비밀] p.84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헝가리에서 태어난 라슬로라는 남자는 전쟁으로 가족을 모두 잃었다. 행복한 가정을 꾸려 훌륭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라슬로는 자신의 꿈을 함게 실현시킬 여자를 만나 결혼 후 세 자매를 낳는다. 자녀를 천재로 만들려면 제대로 된 조기교육만이 길이라고 생각했던 라슬로는 그의 꿈처럼 아이들이 태어나고 얼마 후 부터 체스를 가르쳤다.

딸들은 세계 수준의 체스 선수로 성장했다. 2007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TV에서 라슬로의 딸 중 수전을 테스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거리의 테이블에 수전이 앉아 있고, 그 주위를 체스판이 그려진 트럭이 지나가면 수전이 그 체스판의 패턴을 알아 맞추는 실험이었다. 첫 번째 시도에서 수전은 트럭에 그려져 있던 체스판의 말들의 위치를 정확히 재현했다. 두 번째 시도에서는 말들의 위치가 무작위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이 배치는 일반적인 체스판의 말들의 배치와는 영 딴판이었다. 수전은 이 배치를 맞추지 못했다.

<체스는 99퍼센트가 전술이다>라는 말이 있다. 체스는 최대한 많은 수의 패턴을 덩어리 지어 머릿속에서 영상화하고 누가 더 많은 패턴을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느냐에 따라 대국의 판세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많은 수의 패턴을 암기하기 위해서는 빨리 시작하면 시작할 수록 유리한 종목인 것이다.

수전이 첫 번째 시도에서 말의 위치를 재현할 수 있었던 것은 체스 패턴을 덩어리 지어 암기했던 덕분인데, 두 번째 시도에서는 그와 상관없는 배치였기 때문이다.






#늦깎이천재들의비밀 의 저자 #데이비드엡스타인 은 수도 없는 인터뷰와 자료를 바탕으로 위에서 예로 들었던 체스 자매와 골프 신동이었던 타이거 우즈처럼 어린 시절부터 조기 교육을 받고 한 가지 길만 파고들어야 진정 성공할 수 있다는 우리의 생각이 편협된 생각이었음을 알린다.

어릴적부터 이런 저런 직업을 바꾸고 미술에 대한 관점도 변덕이 죽끓듯 바뀌었던 반 고흐는 열 살 아이들이나 데생하는 반에 들어가 미술을 다시 배우라는 평가를 받은지 몇 년 후 길이 남을 [별이 빛나는 밤에]를 완성 시킨다.

폴 고갱이 화가가 되기 전 주식 중개인이었다. 그가 전업 화가가 되었던 것은 그의 나이 서른 다섯이었다.

경제학자 오퍼 맬러머드는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대학교를 졸업한 수천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샘플링과 전공 분야로의 취업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영국은 대학에 지원하기 전에 전공을 미리 정해야 하고 스코틀랜드는 대학 입학 후 2년 동안 여러 전공 분야를 체험 후 2년 뒤부터는 선택한 한 가지 전공을 공부하는 차이가 있다. 여러 체험을 하는 것은 책에서는 '샘플링'이라 칭하는데, 전공 분야를 팠던 기간이 짧은 스코틀랜드의 학생들의 초봉은 영국 학생들보다는 낮았지만, 전직할 확율은 훨씬 적었다. 즉, 여러 분야를 미리 체험한 후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선택할 기회가 있던 스코틀랜드의 대학 졸업생들의 직업 만족도나 성취도가 더 높았다.


무언가를 배우는 것 보다는

자기 자신에 관해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탐험은 교육이 제공하는 변덕스러운 사치품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핵심 혜택이다.

[늦갂이 천재들의 비밀] p.188



#늦깎이천재들의비밀 에서 나온 수많은 사례는 40대부터 조기 퇴직의 위기에 놓이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 분야를 오랫동안 판다는 것은 전문성을 높여 주지만 그와 동시에 몹시 좁고 폐쇄적이며 기계적으로 되기 쉽다. 스코틀랜드의 대학생들이 샘플링을 통해 진정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택하는 것처럼 우리도 여러 분야를 탐구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이전보다는 높게 그리고 더 넓게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40대 조기 퇴직은 또 다른 경험을 시작하기 위한 스타트라인이 될 것이다. 조기 교육이나 한 분야를 미리 정하고 파서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조기교육과 이른 전문화에 치우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가져봐야 한다. 어쨌거나 인생의 모든 과정은 실험의 연속이고 조기교육으로 인한 전문화도 그 실험에서 나온 결과이다. 여러 샘플링을 끝내고 늦게 전문가가 되는 과정도 또 하나의 실험이다. 고로, 우리에겐 다양한 길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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