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쌍곡선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44년 일본에서 한 쌍둥이가 태어났다.

일란성 쌍둥이 형제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으며 외모가 남이 보면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판박이었지만 성격은 정반대였다.

다 이 세상 사람들이 나빠서 그래!

그러니 복수하는 거야![살인의 쌍곡선]


평범한 삶을 살던 형제에게 어느 날 인생이 뒤바뀔 사건이 일어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세상에 복수하기로 계획을 세운다.



#추리소설 #살인의쌍곡선 의 저자 #니시무라교타로 는 일본 대표적인 추리 소설가로 40년 넘게 활동하며 5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했다고 한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했지만 그중 [침대 특급 살인사건]이라는 작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트래블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확립하였다.

#살인의쌍곡선 은 트래블 미스터리 장르의 추리 소설로, 휴가 중 여행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추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누가 범인이며 사건을 일으키게 되는 계기를 대놓고 공개한다.


쌍둥이 형제가 태어난 지 25년이 흐른 해의 연말 도쿄의 허름한 식당에서 흰 장갑을 끼고 권총을 든 강도가 나타난다. 강도는 복면도 쓰지 않고 얼굴을 전부 노출한 채 그날 매상을 모두 빼앗아 달아난다. 그리고 이후 해를 넘긴 며칠 뒤까지 같은 수법의 범행이 연달아 일어난다. 피해자들의 의견을 모아 몽타주를 만들고 범인을 검거하지만 범인은 바로 쌍둥이었다. 둘 다 아니라고 잡아 떼고 피해자들 모두 그들이 범인이 맞다고 하지만 강도를 저지를 땐 한 사람밖에 없었다. 둘이 번갈아 가며 했을지 아니면 한 사람이 계속 범행을 저질렀을지 알아 낼 방법이 없다. 지문이라도 묻었더라면 다행이었겠지만 범행 때마다 흰 장갑을 끼고 있었다. 알리바이도 불명확하고 무죄를 주장하며 경찰을 희롱한다. 육안으로 구분이 힘들만큼 똑같이 생긴 그 둘 중에 과연 누가 강도를 저지른 범인일까?

한편 도쿄에 사는 교코와 모리구치 커플은 어느 호텔의 무료 이용 초대장을 받게 되고 연말 휴가를 그곳에서 보내기 위해 아무런 의심 없이 그 호텔로 떠난다. 호텔에 도착해 보니 이 커플과 함께 초대된 또 다른 4명의 초대 손님이 더 있었다.

호텔 주인은 이들이 어떤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초대되었고, 그 공통점이 무엇인지는 스스로 찾아야한다고 알려준다.

호텔에 도착한 첫날 어딘가 우울해보이던 야베라는 청년이 그 다음날 목을 매 죽은 채 발견된다. 자살일 줄 알았던 야베의 방에서 발견된 메모의 내용은 야베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는 것을 암시하면서 호텔의 나머지 투숙객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사라지는 볼링핀...

그리고 살해되는 사람들...

이야기는 도쿄의 강도 사건과 설산의 호텔에 갇힌 투숙객들이 살해 당해 사라지는 장면과 번갈아 가며 전개 된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이 두 사건이 왜 동시에 일어나고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힌트는 나와있지 않다.

강도를 저지른 형제의 동기는 무엇일까? 왜 그들은 얼굴은 노출하고 도망가지도 않는 것일까? 호텔의 투숙객들은 왜 죽임을 당해야 하는가? 누군가 살해될 때마다 사라지는 볼링핀은 왜 사람 수와 맞지 않는가?

독자가 다음 내용을 궁금해 하며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한다면 성공한 추리 소설이지 않을까? 나는 두 사건의 연관성에 대한 답이 궁금해 손에서 책을 쉽게 놓지 못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얼마 전 일어났던 모텔 토막 살인 사건이 떠올랐다. 살인범은 반성은 커녕 피해자가 죽임을 당할만하니까 죽은 것이라고 자신은 억울해 했다.

#살인의쌍곡선 의 쌍둥이 범인의 동기도 비슷했다.

개인이 당한 괴로운 사건을 세상에 투영하고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죽음으로 복수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이렇게 묘사한다.


평범한 삶 속에서

악하게 살진 않지만 선하게도 살지 않는 사람들

쌍둥이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소중한 것을 잃은 뼈아픈 슬픔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것이 복수의 동기가 되어 스쳐 지나간 사람들을 살인한 것은 전혀 연민도 생기지 않았다. 어떤 이유든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으니까.(정당방위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경우는 제외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빅픽쳐 이후로 처음으로 접한 추리 소설인데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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