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 나의 삶이 너희들과 닮았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한 ‘길고 긴 동행’, 그 놀라운 기적
황정미 지음 / 치읓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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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사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본문 중]헤르만 헤세, <<데미안>>

한 쪽 다리가 짧았던 어린 아이는 우연히 알게 된 다락방에서 책에 파묻혀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 받는다. 가족 누구도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고 철저히 소외된 채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좌절하지 않고 당당히 자기의 길을 개척하여 남을 가르치는 일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하며 품어주는 사람으로 살게 되었다.



#네가무엇을하든누가뭐라하든나는네가옳다 의 저자 #황정미 의 실제 이야기다. 후천적인 장애를 얻어 어린시절 외롭게 보냈지만 상처에 파묻혀 살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을 보다듬고 치료하는 데 사명감을 갖고 살고 있다.

저자는 과외만 35년간 했고 숙식과외를 6년간 진행해 온 베테랑 과외선생님이다. 강남은 아니지만 학구열로 불타는 신도시라고 하는 곳에서 장애인 선생님으로 여러 아이들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여 그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한 것 같다.

숙식과외가 무엇인가?

처음부터 숙식을 진행한 것은 아니엇으나, 부모와 대화가 단절되어 마음을 닫아버린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편하게 해 주는 과외선생님 집에 아이들이 살고 싶다고 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심리상담을 접목한 과외를 수십년 해 오면서 여러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며 상담한 내용을 기록해 왔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마음이 힌든 누군가에게 등대가 되고 싶은 마음에서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엄마는 몰라도 선생님은 아는 이야기


공부방이 카렌시아가 되어 아이들에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아이들에게 선생님인 동시에 친구가 되어 주었다. 엄마처럼 다그치지 않고도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담긴 에세이다.

카렌시아 : 스페인어로 피난처, 안식처를 의미

휴지를 건네면서 잠깐의

'자아도착' 시간을 갖게 했다.

하율이에게도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를 해야 할지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다.

단순한 호응이나 격려를 하게 되면

'자기개방' 이후에

선생님 얼굴을 마주하기 어려워하기도 하니.

[본문 중]p.59


저자는 심리학을 공부하여 성적향상을 위해 과외를 받기 시작한 아이들의 마음까지 치료했다. 심리적 안정이 먼저 해결되어야 성적도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 그 공부방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다릴 줄 아는 선생님이었다.

안타깝지만 많은 부모와 자식간에 이렇게 안정적인 대화를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 또한 그랬었고.

하지만 돌이켜보면,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대하기가 쉽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부모는 부모 나름대로 속상한 감정이 뒤섞여 아이를 타이르고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기 보다는 다그침이 먼저 튀어 나올 수 있다. 그런 부모를 보며 아이들은 마음을 더 닫아 버리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부모 되는 방법을 모른 채 부모가 되고 상담하는 방법과 심리에 대해 모를 수 있으니 말이다.

제 3자의 눈으로 아이를 편하게 해 주니 선생님을 엄마처럼 따르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부모님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속내를 이제는 공부방 선생님에게 모조리 토해내기 시작한다.

아이를 넘어 가족에게로

어쩌면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삶의 주제는 다 무거울 수 있다.

눈을 피해 드리는 게 작은 배려라고 느꼈다.

[본문 중]p.100

심리상담은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로 이어진다. 아이의 심리 상태를 엄마에게 알려 드려야 가정 내에서도 아이가 안정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아이가 왜 그러는 지 영문을 몰랐던 부모들은 아이의 속내를 알게 되고 공부방 선생님과의 유대관계도 점점 깊어진다.


퍼즐이 맞춰지다

그때, 엄마가 보였다.

엄마도 서툰 것일 뿐,

장애인 딸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는

표현이 서툰 것일 뿌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남편도 외로웠을 것이다.

표현이 서툰 장애인 아내로 인해.

[본문 중]p.280

그렇게 아이들을 넘어 가족에게까지 깊이 들어가 심리학을 공부하다보니 저자의 엄마와 남편이 보였다. 엄마는 어릴 적 저자를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없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와서 보니 엄마가 이해가 된다. 그로인해 타인의 마음의 구멍이 메꿔지도록 치유하던 자신의 마음 속 구멍도 맞춰지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창 빛났던 젊은 시절 유일하게 사랑만으로 장애인과 결혼한 남편은 결혼 후 저자를 괴롭히며 온전히 의지한 채 살았다. 삶의 무게는 장애인인 저자가 짊어져야 했고 끝내 남편을 인생에서 지워버린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마음을 치유하며 자신을 힘들게 했던 남편마저 이해하게 된다.


삶에서 적용되는 심리학을 위하여


이제 저자는 30여년의 과외경력에 마침표를 찍고 심리카페를 오픈하였다. 빠뜨리지 않고 일기를 적고 성경책을 필사하고 상담일지를 기록해 오며 이 책을 출간하고 이제는 아이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픈 어느 누구라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카페에서 상담자의 삶을 살고 있다.

저자가 추구하는 심리상담은 '실용심리학'이다. 한번 듣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적용가능한 상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린 시절 결핍을 채우기 위해

삶을 열심히 살아온 장애인 선생님이

몸이 멀쩡하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이 아픈이들을

치유해 주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

읽는 내내 나도 마음이 울렁이고

치유받는 기분이 들었다.

자녀를 둔 부모는 특히나 꼭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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