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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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
이어령 지음

"지금까지 나는 그 바탕을 보지 않고 하늘의 달을 보고 종이 위의 글씨를 읽었다.
책과 하늘이 정반대라는 것도 몰랐고, 문자와 별이 거꾸로 적혀 있다는 것도 몰랐다.
지금까지 나는 의미만 찾아다녔다. 아무 의미도 없는 의미의 바탕을 보지 못했다. 겨우겨우 죽음을 앞에 두고서야 의미 없는 생명의 바탕을 보게 된다..." p.38

"그림은 그리다에서 나온 말인가 본데
그리다는 그리움이기도 하다.
그리움이 없었다면 잃어버린 시간은
시갼의 공허는 무엇으로 채우나.
오늘 그 공허로 하여 그림을 그린다.
모든 것들을 그리워한다.
그리다는 그림이고 그리움이다." p.61

"오늘이 마지막이다, 라고 하면서도 책을 주문한다.
ㆍ ㆍ ㆍ 내가 마지막 주문할 책은 과연 어떤 것일까? ㆍ ㆍ ㆍ" p.67


죽음 앞에 서면
어떤 동사도 움직일 수 없다.

한 발짝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걷자.
한 호흡이라도 쉴 수 있을 때까지 숨 쉬자.
한 마디 말이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 말하자.
한 획이라도 글씨를 쓸 수 있을 때까지 글을 쓰자.
마지막까지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하자.

신문이 없는 날



신문 없는 날은 좋더라.
아무 일도 없으니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그리고 문화마저도 보이지 않으니

하늘이 보이더라.
땅이 없으니
별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고
해가 떠오르더라.


나는 죽어가는 마지막에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는 나의 마지막 단어나 문장이 있을까?
나는 나의 마지막 길은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시대의 지성이신 이어령 선생님은
어떤 말씀을 남기고 떠나셨을까?

삶의 마지막인데도 신작 책 주문을 하신다.
심지어 책읽을 시간을 조금 더 달라며
하느님께 기도하신다.
조금이라도 살 날이 많은 우리들을
부끄럽게 한다.
할수 있을때 하도록하자.
80평생 지식을 넘치도록 쌓으신 분도
그것을 아쉬워하시니,
후회없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낙서같지만 아름다운 삽화와 함께
걸러지지 않은 필체와 그림체가
소곤소곤 들려주는 인생이야기처럼 정감있게 느껴지는 글이다.
소소한 낙서, 일기 마저도 귀하게 보관되어진
오래된 명품처럼 조심스레 넘겨보았다.
나의 마지막에는 어떤 그림들로 낙서를
하고싶을지도 생각하며,
흰표지에 깊게 새겨진 글자들을 바라본다.

"눈물 한 방울"


꿈꾸는 소녀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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