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페일 작가님의 가장 큰 무기는 설득의 힘이다. 평범하지도 평면적이지도 않아서 일상의 캐릭터를 끌어와 공감하기 힘든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워 결국 독자가 그들에게 절절하게 동요하도록 만든다. 이야기를 설득시키는 힘, 인물을 설득시키는 힘을 넘어 감정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감정선을 섬세하게 다룬다는 것은 작가님 작품들의 공통적인 평이나, 훼손의 경우 공시점이라는 점에서 그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한다.
짧은 단편입니다. 진혁에게 크다졸을 써보았다, 제목 그대로인 소설인데요. 소개글을 읽지 않고 읽어서 공수가 누구일까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하며 읽었습니다. 단편을 처음 읽어서 그렇게 읽어보았는데 나름 흥미진진하고 더 재미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앞으로 이렇게 사전 정보 없이 소설 한두 편쯤 읽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크다졸'이라는 네이밍도 처음엔 별 생각 없었는데 다 읽고 나서 내용을 곱씹으니 정말 골때리고 웃긴 것 같아요. 물론 가장 골 때리는 건 수호와 진혁이죠. 짝을 잘 찾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수호가 바라 마지 않던 역전의 상황은 커녕 늘 그래왔던대로 눌리고 마는 게 매력이었습니다. 킬링타임용으로 짧게 환기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