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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로 출근한다 - 국제변호사가 말하는 글로벌 인재의 길
박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일반인들에게는 법, 법률, 국제법... 이런 용어들이 참으로 생소하고, 왠지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데 이런 편견을 조금 깨뜨려주었던 책들이 금태섭 변호사의 '디케의 눈'과 '확신의 함정'이었다.
'A는 당연히 A이다'라고 그냥 생각해버리면 될 문제들도 사실은 B나 C일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라'는 메세지를 받았고 세상사가 한 측면으로만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것도 맞는 말이니까.
하지만 여전히 국내 문제-특히 정치, 사회 등-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다보니 전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왜 다른 나라들은 저런 식으로밖에 행동하거나 판단하지 못할까라고 생각하며 흥분을 하기도 했는데 그건 내가 그들의 시각에서 검토하고 고민하고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히틀러' '괴벨스' '스탈린' '파시즘' '비스마르크' 등의 관련서적이 최근 몇년간 연이어 출간되어 흥미있게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미국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어 강준만 교수의 '미국사산책'이라는 시리즈 책에서 미국 정부와 미국인들의 기본적인 세계관과 가치관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 '세계화' '글로벌' '국제표준'... 말은 좋다만 정작 세계인들의 머리와 마음 속에 흐르는 기본적인 맥락은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영어만 하면 다 된다는 착각을 많이 했었지.
이 책은 변호사가 쓴 내용답지 않게(?) 철학, 사회,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면서 저자의 경험을 녹여내어 '답답한(?) 한국을 벗어나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며 세계로 나가자!'는 이야기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와의 FTA를 둘러싼 논쟁이 앞으로 점점 더 격화되려는 지금의 시점에서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성적인 판단력을 키워야 할 때이리라.
여행전문가들이 쓴 다른 나라 이야기들은 지나치게 피상적이면서 낭만적이고, 연구자들이 쓴 이야기들은 지나치게 딱딱하고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비교하는 자세가 부족했었는데 세계인들과 경험 속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내용들을 담은 부분들은 또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앞으로 세계인들과의 다양한 접촉을 하려는 이들,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은 분들, 자녀에게 기회가 되면 외국에서 살아보길 권하는 부모님들, 한국에서의 삶이 답답한 분들에게 먼저 권하고 싶다.
우리도 치열하게 살지만 지난 역사 동안 훨씬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의 경험에 한번 귀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