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돈 - 정부와 은행이 쉬쉬하는 진짜 경제학 경제에 통하는 책 2
나선.이명로 지음 / 한빛비즈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갑작스럽게 닥친 경제위기로 인해 많은 이들이 혼란스러워하고 그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도 갖가지 말들이 난무하는데 이럴 때 국내에서 경제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모셔서 MBC <100분 토론>을 진행하면 아주 볼만할 것같습니다. 

먼저 정부측 입장을 옹호하는 입장에는 윤증현(기획재정부 장관), 이성태(한국은행 총재), 윤창현(서울시립대 교수) 등을 배치하고 정부측 입장에 비판적인 입장에는 김종인(전 민주당 의원), 김수행(전 서울대 교수), 나선 or 이명로(이 책의 저자들) 등을 포함하는 구조이지요. 

윤증현 장관은 현재의 실상에 대해 가장 폭넓은 데이터와 자료를 볼 수 있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논리를 제시할 것이고, 이성태 총재는 정부측 입장에 동조하지만 중앙은행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다른 얘기들을 할 수 있을 것같고, 윤창현 교수는 친한나라당의 성향에 신자유주의를 적극 옹호하고 있으니 지금의 경제정책 주류의 의견을 이 정도 인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김종인 의원은 예전에 경제정책을 총괄해본 입장이라 비판적이되 좀 더 폭넓은 시각을 제시할 수 있을 듯하고, 김수행 교수는 신자유주의에 반대된다고 할 수 있는 맑시즘적 시각에서 현재의 상황을 짋어볼 수 있을 것이며, 나선 or 이명로씨는 인터넷 공간에서 얘기되는 흐름들과 일반인들이 현 상황을 보는 입장과 내용에 대한 분석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른 여섯에서 서른 일곱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듣도 보도 못한 괴이한 상황을 접하면서 '왜 이렇게 되었을까?'를 고민하다보니 겉만 살짝 살피고 넘어가는 TV나 신문만으로는 도저히 의문을 풀 수 없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있는데, 여전히 안개 속이지만 덕분에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되고 공부도 되는 것같습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민간은행'이고 그 운영구조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었고, 전세계 정부가 지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천편일률적으로 '통화량 공급을 확대'하고 '은행에 대한 무제한적인 지급보증을 한다'는 결론에 대해서도 도저히 이해를 못하고 있으며, 몇몇 사람과 가문들이 전세계의 금융시스템을 결정한다는 지적도 충격이더군요. 그 과정에서 세계대전과 관련된 부분들을 통해 세계대공황기의 독일 등 유럽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등도 알게되었는데, 단순히 경제학에 관한 책만 보는 것보다 이 기회에 세계적인 사실들에 대한 기록이나 자료들도 함께 보는 것이 좀 더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쑹훙빙의 <화폐전쟁>,  아기곰의 <10년동안 써먹을 부동산 비타민>, 보너와 위긴의 <세계사를 바꿀 달러의 위기>, 로버트 팩스턴의 <파시즘>,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로이트의 <괴벨스, 대중선동의 심리학>, 에이미 추아의 <제국의 미래>, 소에지마 다카히코의 <연쇄하는 대폭락>,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 김수행의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리처드 오버리의 <독재자들> 등이 기억에 남네요. 

이 책의 저자들은 금, 국채, 현금, 외환 등을 추천하는 자산으로, 주식과 부동산 등을 당분간 외면해야할 자산으로 보는 듯한데 돈 많은 이들이야 골고루 분산할 수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그럴 여유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어찌되었든 내집은 어떻게든 마련해야 하는 것이고, 애들 대학공부시킬 돈과 노후에 사용할 돈은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마련해가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대출끼고 집을 샀다가 다시 옮기면서 평수도 늘리고 대출도 줄여나가야하니 부동산을 외면만 하면 달리 투자할만한 수단을 찾기 어렵습니다.  

신문의 재테크 섹션이나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이 '부동산은 돈을 모아서 사는 것' 또는 '부동산으로 재미볼 시대는 끝났다'는 식으로 얘기하곤 하는데, 정말 그런 말하는 이들 자신은 말처럼 하는지 묻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기자분들도 수시로 그런 기사 쓰는데 정작 자신들은 대출 엄청 받아서 집산다는 얘기도 언론계에 계신 지인들 통해 들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펀드에 거의 올인해야 한다'는 기사가 요즘도 종종 보이는데, 참 무책임하다고 느껴집니다. 장기간 넣어두면 당연히 하락기를 거쳐 상승기에 이르겠지만 보통의 가정, 일반적인 이들은 집 사고, 애들 공부시키고, 수시로 터지는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전체 저축가능금액의 10~20%라면 몰라도 70~100%를 넣으라니... 그 말하는 분들도 정녕 그렇게 하는 것입니까? 

미국 등 전세계적인 흐름을 중심으로 얘기하는 내용도 시각을 확대시켜주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우리네 삶과 어떤 연관이 있고 비슷한 결과를 낳는지 좀 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인 것같습니다.  

오히려 이제부터의 화두는 '유동성 위기에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준비'이며 '내집마련''자녀교육''노후생활' 등 주요 인생과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갑작스레 발생하는 '위기에 대비하는 시스템도 갖출 것'을 전사회적으로 알리고 같이 만들어가야하지 않을까요?  

언제 직장을 그만둘 지 모르고, 취업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며, 애들 공부시키는데 필요한 돈이 얼마나 들어갈 지 예측이 안 되는 사회에서는 세계 경제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순간적인 유동성 위기에도 '돈이 부족하여 지금까지 이루어온 것들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주변에서 증명되고 있지 않나요?

꼼꼼하게 우리집 자산과 부채현황이 어떻게 되는지 정리하고, 금이야 결혼하고 애들 돐할때 받은 것을 안 팔고 가지고 있으면 되며, 되도록 청약통장을 통해 좀 더 싼 값에 분양받아 대출끼고라도 내집마련하여 몇번 갈아타기를 하고, 애들 태어났을 때부터 어른들이 주시는 용돈을 애 명의 통장에 차곡차곡 넣어두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종신보험과 의료실비보험 및 국민건강보험 납입료 잘 내고, 노후 대비하여 국민연금보험과 개인적으로 연금보험 들어두는 구조... 거기에 맞벌이 등으로 좀 더 가능하다면 펀드, 예적금 약간 보태도 되겠지요.  

이 책의 저자들이 얘기해듯이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구경기처럼 자산 및 지출구조를 공격형, 미드필드형, 수비형, 골키퍼형 등으로 분산배치하여 잘 운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인생을 잘 살아갈 방법이지 않나 싶습니다......(글을 쓰다보니 범위가 많이 확대되었네요.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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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해빛 2009-05-03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다독하시는 분이시네요.. 저도 이런 30대가 되어야할텐데... 자꾸 게을러지는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