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마르크스 자본론'의 핵심을 찌르는
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의 소위 '잘 나가는 학자'들과 '좀 배운 분들'의 폐해 중의 하나가 '자기들만 아는 언어와 글로 지네들끼리 말다툼하는 것'이어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자주 보는 신문이나 방송, 책에서까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말로 표현하곤 했지요. 그러니 '인문학의 위기'와 '사회과학에 대한 외면' 현상이 생길 수 밖에... 

중고등학교도 모자라서 대학에 들어가서도 졸업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경제원론' 수업을 들으니 관련 내용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경영학과, 경제학과 학생들은 쉽게 이해하고 시험성적도 잘 나오던데 나같은 사범대학, 기타 학과생들에게는 '재수강을 의미하는 D학점과 낙제를 뜻하는 F학점만 피하면 되는 과목'으로 여겨졌었죠. 

그리고 좀 쉽게 설명하면 될텐데 웬 그래프와 수식, 법칙이 그리도 많던지... 도무지 경제에 대한 기본원리조차 알 수 없더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내가 배운 '경제원론'은 소위 말하는 '주류경제학'이고, 이 책에서 말하는 '자본론'은 '비주류경제학'이어서 학계는 물론 대학 강의에서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었죠. 

한국처럼 여러 이념이 논쟁을 거듭하고, 빈부의 격차가 커지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상식 중의 상식도 모르는 이상한 모습'이 있는 사회에서 마르크스의 얘기들은 곧 빨갱이 사상으로 인식되곤 하는데, 좌든 우든 좀 보통 사람들이 알 수 있게 쉽게 설명하고 누구나 알 수 있는 말로 반박합시다. 

좌파적 성향을 가진 분들은 '무조건 마르크스가 옳다'라고 우기지 말고 '왜 지금 상황에 그의 설명이 유효한지' '어떤 점들을 여러 사람과 공유해야 하는지' 밝히고, 우파적 성향을 가진 분들은 '무조건 마르크스는 그르다'라고 우기지 말고 '왜 비현실적이라고 보는지' '어째서 급진적이라고 판단하는지' 등에 대해 객관적인 사실과 의견을 내놓아야 사람들이 이해할 겁니다. 

일단 이 책은 얼마전 나온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김수행 지승호 공저, 시대의 창)과 더불어 좌파 사상의 핵심인 마르크스의 사상의 쉽게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되는 내용임이 틀림없을 듯합니다. 고등학생 정도의 수준으로 읽어도 될 듯하네요.  

다만 저자의 주관적인 의견도 상당히 강하게 들어가 있는 듯하며, 요즘 세상에서 사업하는 분들이나 자산가들도 고민과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고 봐야할 듯합니다. 

한국에도 폴 크루그먼과 같은 '쉽게 경제를 설명하는 전문가'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으나 십수년 전부터 얘기되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사회과학의 몰락'이 '극단적인 종파성'과 '대중과의 의사소통'으로 인해 야기된 측면이 많은 만큼 이같은 대중화 노력이 사람들의 의식과 사고방법에 일정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더 쉽고, 더 객관적인 책들이 많이 나와 여섯 살 아들, 네살 딸에게도 읽힐 수 있었으면 합니다. 꿈을 크게 꾸는 것도 좋지만 어려서부터 다양한 시각의 책을 통해 분석하고 판단하는 예리한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이 시대 우리 부모들, 어른들이 후손들에게 해야할 일이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