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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지승호 인터뷰어, 김수행 대담 / 시대의창 / 2009년 1월
평점 :
92학번으로 대학을 입학할 당시 어느 대학이든 소위 NL과 PD의 대립이 극심했지요. 학생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애쓰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생각과 방향을 후배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한 선배들도 많았고요.
제가 다녔던 사학 계통의 과에서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2, 3학년 선배들이 역사와 철학 등에 대해 때로는 가르치기도 하고 때로는 토의를 하는 과정에서 '지금 대학생의 위치와 역할은 무엇인가' '이전과 달리 사회를 보는 시각은 어떠해야 하는가?' '무엇을 고민하며 살아야 하는가' 등의 문제에 대해 알아가도록 했는데 그때 주요 텍스트가 마르크스경제학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신입생이 알기에는 너무 용어가 어려웠고, 책들도 몇번씩 읽어봐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를 정도로 난해한 편이어서 소수의 친구들만 계속해서 진도(?)를 나갈 수 있었고 대부분은 책을 다 읽지 못할 정도였지요.
서른 일곱의 나이에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여 읽어보니 '지금의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원인과 흐름에 대해 마르크스경제학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하여 쉽게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듯하며 예전처럼 '마르크스경제학은 무조건 옳고 절대적이다'라고 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이 세상을 분석하는 또 하나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읽어볼만한 것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 경제학의 3대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케인스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제대로 읽고 싶어져 하나씩 꼼꼼하게 볼 예정입니다.
그동안 경제학 서적은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너무 외국의 사례만 인용하거나' '우리나라의 현실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설명이 없는' 단점이 많았는데, 이 책과 같은 글쓰기가 앞으로도 확산되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경제학 전공자들의 시대적 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