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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 심장에 남는 사람 ㅣ 명의 1
EBS 명의 제작팀 엮음 / 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가끔 기회될 때 EBS-TV의 방송을 보다가 우연히 책으로 나왔음을 알게 되어 구입해 읽었습니다.
물론 약간의 과장(?)은 포함되었겠지만 그래도 각 분야를 대표할 정도의 분들이 '참 노력하시는구나!' 또는 '생명을 대한다는 것이 이렇게 소중하구나!'라는 느낌을 계속해서 전해주더군요.
다 읽고난 며칠 후... 갑자기 처제-77년생입니다-가 '몸에 이상이 있는 것같다'며 당황하길래 어디가 문제인지를 파악하여 자궁쪽을 대표하는 분으로 나와있는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효표 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작년에 남편-71년생입니다-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후 혼자 여섯살 짜리 아들을 키우는 상황이라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짐작되지 않은 바는 처가쪽 가족들이 모두 놀랐었지요.
큰 병원치고는 의외로 여유가 있는 편이어서 당일 외래로 갔음에도 진료받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고, 책에서 봤던 교수님이 각종 검사기록을 보시더니 '정상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비정상은 비정상인데 정확하게 어떤 지는 조직검사하고 일주일 후에 봅시다'라고 차분하게 말씀하시더군요.
마침내 일주일 후 약속된 시간에 처제랑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한동안 이것저것 보시며 침묵하시기에 '뭔가 심각한 상황이 맞긴 맞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괜한 걱정을 했는데, 잠시 후 '암은 아니구요, 자궁경부쪽에 폴립이 있어서 지난번 조직검사하면서 떼냈어요. 괜찮으니 3개월후에 다시 한번 봅시다'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는데, 그동안 항상 환자가 잔뜩 밀려있고 복잡한 병원들만 다니다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었던 기억이 다시 한번 새롭습니다.
오는 12월말에 집사람이 여유가 좀 있을 때는 집사람도 데려가서 각종 검사를 받게할 예정입니다.
경제가 어렵다는데 일단 몸이라도 아프지 않고 건강해야 가정이 화목하고 밖에서 일도 잘 되지 않겠습니까?
많은 분들이 '의사'라면 '돈만 밝히고 세금 안 내려고 갖은 수단을 쓰는 놈들'이라고 생각하시지만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하고, 개인적인 시간도 없이 일주일 내내 진료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요즘은 토요일 근무는 기본이고 공휴일과 일요일도 되도록 병원문을 여는 분위기이니까요.
사회적으로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갈등이 좀 더 완화되었으면 싶고, 그 과정의 하나로 정부에서 의과대학생들의 학비를 지원하고 그렇게 공부한 의사들은 나중에 일정 시간은 사회봉사를 하는 시스템도 언젠가는 우리 사회에 도입되었으면 합니다.
뭔가 머리가 복잡하고 사는 것이 재미가 없을 때 이 책을 읽는다면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쓴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라는 책도 같이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