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진심입니다 푸른사상 소설선 13
심아진 지음 / 푸른사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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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자 작가는 이희락과 한판 씨름을 붙는 중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저는 가슴이 쿵 무너졌습니다. 작가의 이야기일까 작가는 때로 그것이 뜨겁고 피가 철철 흐르는 무엇이라 해도 꿀꺽 삼켜버리는 것 같다. 울컥 토악질이 올라오는데도 기어이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심아진 작가는 먼 타국에서 4년에 걸쳐 이 글을 썼다고 했다 나는 그가 꿀꺽 삼키며 견뎠던 그 시간들을 읽을 수 있었다.

지난 몇 달간 저는 한 아이와 진심과 진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결국 저는 그 아이를 이해시키지도 못했고 납득할 수 있게 잘 설명하지도 못했다. 진심을 왜 몰라주지? 왜 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거지? 요즘 저도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던 차였다. 때에 따라 관점에 따라 진실도 가증스러운 변명이 되고, 어떤 경우에는 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진심은 개똥처럼 보인다는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아프게 깨달았다. 내 상황과 맞물려 이 책의 저자와 더 가깝게 교류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품은 화자인 이희락의 진심인 나가 작가의 시선과 함께 이야기를 끌고 간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씨름하듯 서로 자신의 입장을, 자기가 본 이희락에 대해서 말한다. 이희락의 진심은 욕망이었고 사랑 또한 그러했다. 학대와 결핍의 어린 시절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살 이유를 찾기 위해 살아야 했던 진심일 수 없었던 이희락의 진심을 읽으며 나는 그가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조용히 작가의 말에 줄을 그을 뿐.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 사이의 막은 매우 얇다. 실은 막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어리석은 사람들이 두 영역에 실제적인 금을 그었다고 자신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착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은 언제나 다른 새로운 사실로 전복되며, 누구도 긴 매듭의 끝과 시작을 한꺼번에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뜨거운 무엇을 꿀꺽 삼킨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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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진심입니다 푸른사상 소설선 13
심아진 지음 / 푸른사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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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락의 진심은 욕망이었고 사랑 또한 그러했다. 학대와 결핍의 어린 시절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살 이유를 찾기 위해 살아야 했던 이희락. 작가는 이 책에서 이희락과의 사투는 물론이고, 문학과 사투를 벌인 것 같다. 한국의 소설이 아니라 유럽의 소설을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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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족관
김민효 지음 / 북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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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가르며 무희의 팔이 올라간다. 덩덩 덩더궁 살풀이로 달랜 우리시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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