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야말로 선물이다. 그간 작가가 얼마나 치열하고 간절하며 정직하게 공부하여 소설의 진보를 이뤘는지 알려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후예들. 이 작품은 우리나라 소설에 빛나는 점을 찍은 글이며, 밖으로 나가 큰 성취를 이뤄야 할 글이라 믿는다. 작품에서 올가 토카르추크나 존 밴빌이 슬며시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작가가 발굴한 어휘들도 신선하다. 또한 작가가 스토리를 바라보며 언급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끼어들며 우아한 메타픽션의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적절한 비유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작품에서 작가는 자유롭고 활발하게 휘젓는 펜을 가지게 된 것 같은데 , 묘하게도 그것이 천의무봉이라는 글자를 연상하게 한다. 그것은 수식어가 아닌 '특별한 소설가가 쥘 수 있는 방망이'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이 작가가 그 방망이를 마음껏 휘두르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