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앞둔 여자체육대학이 배경인 추리소설입니다. 하지만 사건은 후반부에나 벌어지고 수사과정 역시 짧은 편입니다. 벌어진 사건의 수사과정보다는 범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조건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외부인의 눈으로 섬세하게 그리는 쪽에 집중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경이 되는 여자체육대학의 묘사가 훌륭합니다. 이는 작가인 테이가 비슷한 체육대학을 나온 체육교사 출신이기 때문이겠죠. 리처드 3세와 얼굴에 대한 관심처럼 후기 대표작 [시간의 딸]을 암시하는 부분이 조금 나옵니다. 역자는 앞으로도 테이의 나머지 소설들을 번역하려 한다고 하던데 이미 정식 번역본이 나온 세 권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모르겠군요. 하여간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