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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로마 특급 살인사건
아서 그리피스 / 바른번역(왓북) / 2013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의 선조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살인이 일어나고 같은 열차에 타고 있는 모든 승객은 용의자일 수 있습니다. 크리스티만은 못하지만 꽤 좋은 트릭들도 있습니다.
추리물로서 트릭이나 구성은 좋은 편이나 소설로서는 많이 약합니다. 캐릭터들은 모두 종이처럼 얇은 스테레오타이프이며 사건진행 묘사는 이미 존재하는 더 좋은 소설을 거칠게 요약한 것처럼 보입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요. 모두 톱니바퀴처럼 이야기의 부속품으로만 존재할 뿐입니다. 같은 인물과 사건들로 다른 작가가 책을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 작가가 쓴 프랑스 배경의 소설인 만큼 프랑스와 영국 문화의 갈등과 대립이 상당히 큰 비중으로 묘사됩니다. 단지 번역과 편집이 이 묘사를 충분히 따라주지 못합니다. 심지어 기초적인 프랑스어 고유명사들도 잘못되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