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부정하는 것보다
어떤 사람의 희생 또는 사랑을 인정하는 것이 더 편안 것 같다.
그럼에도 이책은 정신적 폭력에 기반한 책이기에 혼란스러웠다.
누군가에겐 희생이 사랑으로, 존경으로
또 미움으로, 절망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페이지를 보고,
책 속의 어머니가 자신에 대한 딸의 설명을 본다면
어떤 마음일까 생각했다.
책을 보면 저자는 엄마를 가스라이팅이라고 소개하지만, 모순이 있다.
힘들 때마다 엄마를 찾는다.
필요할 땐 엄마를 찾지만,
엄마의 안좋은 모습만 단정지어버려서 조금 불편했다.
사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가 있다면,
자식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주고, 안심 시키는 역할이
어머니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이를 방관했다.
어머니가 2차 가해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어린 자녀를 보호하고,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역할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단정한다면,
이를 바로 알아차리고, 행동하는 부모는 몇이나 있을까.
우리 또한 부모의 역할을 단정지어서
좋은 부모, 나쁜 부모로 나누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성격의 단점 중 하나는 예민함이다.
나도 너무 예민해서
가끔 타인의 한마디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나 면접에는 이를 유연함으로
대체하고 싶다고 말한다.
책에 나오듯이
예민함의 장점도 많기에 그저 단점이라고 생각안한다.
저자는 어머니가 말하는 "예민하다"에 대해
가스라이팅을 언급했는데, 이또한 나는 느끼는 바가 달랐다.
나는 엄마이기 때문에
나의 단점을 바로 말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 또한 예민한 성격을 가졌다면,
딸은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엄마라고 해서 엄마의 모든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여야하는 의무도 없다.
가족이라도 내가 듣고 싶은 조언만 듣는 것은
내 선택이고, 내 삶이니까.
음식점 종업원이나 택시 기사 등 서비스직 종사자께
예의를 깍듯하게 지키는 사람은 착한 사람인가?
나는 착한 사람이라고 단정 짓지는 못하겠지만,
착하게 살아가려는 의지와
선한 마음이 존재하는 사람인 것 같다.
기본 매너도 안지키는 사람들이 많기에,
기본 매너가 있는 사람, 기본 매너를 지키려는 사람은
옳고 그름을 알고, 행동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려고 하는 마음은
좋은 사회를 만들 것이다.
"있는 그대로 나의 연약한 점을 인정하고,
되도록 그 약점을 나에게 유리하게 바꿔보자는
생각을 한 뒤에야 비로소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엔도 슈사쿠, 나를 사랑하는 법 中
책을 읽으며, 정서적 학대를 당하지만
결국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고
행동하는 저자가 멋있어보였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나를 사랑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이 묻어났다.
결국 가족 때문에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갔지만,
가족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부모 탓이 아닌 힘들겠지만 부모 덕에
지금의 내가 과거보다는 편안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누구 탓이 아닌 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가족은 너무 가까운 관계다.
가족은 이해할 수 없는 것까지 가족이라는 이유로
이해해야 하는 관계다.
하지만 가족이라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까지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알코올 중독 등은 이해할 수 없지만,
빠져 나오기 위해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도
엄마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다)
나의 주체적인 삶을 유지하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신 부모님을
사랑하거나,
사랑할 수 없다면 (애써) 용서해 내 자신이 행복하거나.
* 본 포스팅은 푸른향기 서포터즈로서 책을 지원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된 포스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