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윌버의 신 - 당신이 성장할 때 신도 진화한다
켄 윌버 지음, 조옥경.김철수 옮김 / 김영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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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종교와 영성, 심리와 사회, 경제와 정치 등 모든 것의 통합적 이해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켄 윌버의 저서가 새로이 출간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구나 그 주제가 종교와 영성이어서, 최근 우리 사회가 걱정하는 종교 문제종교가 사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닌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비전이 가능할지에 대한 틀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소중하게 받아들여진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심층종교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하고 있는데, 반가운 일이다. 물질주의적 기복신앙으로 대표되는 표층종교는 인간을 궁극적으로 만족시켜줄 수 없기 때문이다. 켄 윌버는 종교가 다 같은 종교가 아니라 그 주요 기능과 수준에 있어서 아홉 가지로 대별될 수 있다고 한다. 표층종교와 심층종교를 어떻게 실천적으로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세분화하여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참여로서의 종교, 불멸 프로젝트로서의 종교, 고착/퇴행으로서의 종교, 정당한 종교, 진정한 종교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종교에 대한 일반적 관념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역시 켄 윌버의 통찰이 빛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분석틀을 통해 여러 가지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종교단체들의 사고방식이 무엇인지, 그들이 도달해 있는 수준이 어떤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아울러 켄 윌버는 종교나 영성에 대해 인간이 갖는 태도 내지 수준 역시 네 단계로 나누어 살피고 있는데, 단순한 믿음의 단계에서부터 신앙의 단계, 그리고 경험의 단계와 구조적 적응의 단계가 그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각 개인들이 종교나 영성에 있어서 도달한 수준을 평가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그들의 발달을 도울 수 있게 된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수준은 합리적 신앙의 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최근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의 승리로 인간 사회는 아노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벽두에 빌 조이가 경고했던 세 가지 기술, 즉 나노공학, 생명공학, 그리고 컴퓨터공학이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인간, 너희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여기서 우리는 인간과 우주와 삶의 의미에 질문을 더 이상 회피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인류의 지적 성취와 함께 영적 지혜인 영원의 철학을 우리가 제대로 통합할 수 있다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다. 켄 윌버가 지금까지 해온 작업이 바로 그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켄 윌버는 지금까지의 인류의 지적 성취와 영성을 통합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다시 말해, 켄 윌버는 인간의 지식과 영적 지혜의 최전선에 있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켄 윌버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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