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우리 문화 그림책 5
김용택 지음, 전갑배 그림 / 사계절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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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한 건 2006년이었다.

아름답고도 정감있는 그림과 서정적인 글에 매료되어 읽어 내려갔었다.

그 땐 돌아가신 시아버님을 생각하며 눈물 지으면서 리뷰를 적었었다.

 

며칠 전 친정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오늘 다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나의 아버지는

일제시대 때 징용, 한국전쟁 때 군복무를 합쳐 8년여 동안이나 젊음을 국가에 바치시고

1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뇌출혈로 반신불수로 사시다가 며칠 전에 하늘 나라로 가셨다.

아버지가 가신 날에는 하늘도 슬픈 듯 추적추적 비가 내리더니

발인날과 삼우제 날에는 더 할 수 없이 맑고 화창했다.

꽃잎이 흩날리고 바람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사람들은 살아생전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날씨가 좋고 그래서 좋은 곳으로 가실거라 했다.

 

어버지의 장례는 이 책에 나오는 장례절차와 많이 달랐다.

장례가 집이 아닌 장례식장에서 치러졌고 이천호국원에 모셔졌기 때문에

상여도 무덤도 없었다. 화장을 하고 난 뒤에 한 줌의 재만 남겨졌다.

자식으로서 마지막 길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것 같아 참으로 죄송스럽다.

 

염습을 하고 마지막으로 만져 본 아버지의 얼굴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금방이라도 일어나실 것만 같았지만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고 감은 눈은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아버지 살아생전, 아버지를 위해 운 일이 있었던가?

돌아가신 뒤 아무리 눈물을 흘린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죄송함만 남는다.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다시 보내고 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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