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금 이야기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1
박윤규 지음 / 보물창고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로 발전적인 미래를 위한 지평을 열어나가는 길을 향한 여울목에 우리 선조들이 걸어온 발자취라고 할 만하다. 오랜 세월 면면이 이어져 온 역사의 강물이 현 세대를 지나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쓴이는 아들에게 대화하듯이 풀어 써 내려가고 있다. 삶이 각박해질수록 조상의 뿌리를 찾아 시조를 연구하고 자신의 가문을 보살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사람의 역사를 알기 위한 시발점에서 연유한 것이라 추정된다. 사람이 삶의 주체로 우뚝 서기 위해 과거의 모든 일은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존재해야할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나라 시조인 단군왕검에 대한 기록인 삼국유사에서 환인의 아들 환웅과 웅녀 사이에 단군이 태어났음을 밝히고 단군신화를 허황된 이야기로 보는 시각은 그릇된 견해라 밝힌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웅녀는 동물 곰이 아니라 곰 부족의 딸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제사장과 임금을 겸한 단군이 세운 나라를 박달이라 칭한 부분에서 하늘과 땅이 하나로 맺은 민족이라는 재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겨울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을 담은 주몽이 절망적 상황을 극복하고 말을 탄 채 자주적인 나라를 졸본 땅에 세우고 다물 정신을 발휘할 때 그 자부심은 무엇보다 컸다. 신라의 후손인 김부식은 사대주의 관에 치우쳐 고조선의 전통을 이어받아 부여를 건국한 해모수에 대한 기록을 언급하지 않고 큰 나라 중심의 기록에 비중을 뒀다. 물의 신 하백의 딸과 태양의 신인 해모수의 사이에 태어난 주몽은 큰 뜻을 이루기 위해 부여 땅을 떠나 중국 대륙을 차지하고 위세를 떨쳤다. 주몽과 재결합한 소서노의 아들 비류와 온조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여전히 탐구하고 의심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는 역사서를 토대로 밝혀지지 않은 고서를 발굴해 그 근원을 찾아보는 것도 유익한 답사가 될 듯하다.

  신성한 공간인 구지봉 아래 촌장들은 노래하고 춤을 추며 대왕을 맞을 준비를 했다. 서광이 비치던 곳에 놓인 황금궤짝에서 알을 깨고 나온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은 정성껏 나라를 보살폈다. 외적에 맞서 싸워 백성들을 위하고,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을 왕비로 맞아 10명의 아들을 뒀는데 그 중 2명을 어머니 성을 따르게 했다. 현재도 김해 김 씨와 김해 허 씨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건국신화에서 밝히고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알이 깨지고 눈부신 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온 아이가 세상을 환히 밝히라는 뜻으로 혁거세라고 불렀다. 물 길러 가던 할머니가 목격한 용이 낳은 알을 두레박으로 건져 품에 안으려다 그만 알을 떨어뜨리고 말았는데 그 안에서 예쁜 여자아이가 나와 알영이라 불렸다. 하늘이 내려준 혁거세와 알영은 혼인을 하고 서라벌을 세웠다. 그 후로 도읍을 옮기지 않고 경주에서 살며 여러 부족이 돌아가며 나랏일을 보았으므로 여러 부족이 힘을 모아 이룬 나라라는 사실에서 상생의 묘를 살리는 정치를 발견한다. 알을 담은 항아리에서 태어난 석탈해 왕에서부터 경주 김 씨의 시조인 김알지의 6대손인 미추왕까지 신라는 왕위를 계승했다.

  날쌔고 용감한 대조영은 말갈의 무리와 고구려 유민들을 모아 고조선의 맥을 이으려는 뜻에서 진국이라는 국호를 명시하였다. 저물어가는 신라, 견훤의 후백제, 궁예가 세운 후고구려를 통합하여 왕건이 고려를 세웠다. 신하들의 권유로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기 위해 임금의 자리에 오른 왕건은 너그럽고 지략이 뛰어난 장수로 고조선 이후 가장 많은 백성이 하나로 뭉쳐 살게 된 기틀을 마련했다. 역성혁명으로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조선으로 국호를 정한 이성계를 끝으로 이 글은 마무리된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물결은 발자취를 남기고 면면히 이어진다. 지금의 우리 모습은 과거의 조상들이 이뤄낸 토대 위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나간다. 나라의 첫 임금들이 차지하는 역사적 위상은 지대하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대화식이라 더욱 친근하게 가다오며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사실까지 탐구과제로 남겨 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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