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 사마천, 삶이 역사가 되다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김영수 지음 / 창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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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5천년이라는 긴 역사만큼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나라이다.

그 많은 이야기들을 새롭게 풀어갈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만 하겠지만 가진 것이 많은 만큼 새로운 것을 창조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국의 벌써 세계의 2대 경제대국이 되었다. 곧 최고의 자리에 앉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솔직히 중국은 아직 그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산주의 1당의 지배하에서 다양한 창의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본다.

 

중국에서 시작하여 전세계로 전파된 발명품들의 대표적인 것이 인쇄술과 화약 그리고 나침반과 종이다. 중국의 능력을 보여주는 발명품들이다.

이런 눈에 보이는 것 외에도 중국의 발명품들이 있다. 바로 사상과 철학, 그리고 역사다.

그 중에서 역사는 공자의 <춘추>가 중국 최초의 편년체 역사서이지만, 정사의 으뜸은 사마천의 <사기>이다.

<사기><태사공기>를 줄여 부르는 말로, 한나라 무제시대에 사마천이 중국 3,000여년의 역사와 고사 등을 기록한 통사로 10편의 표, 12편의 본기, 8편의 서, 30편의 세가, 70편의 열전 등 526,50013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마천 본인이 직접 여행을 하면서 현장에서 구한 자료들과 그의 아버지가 평생에 걸쳐 모든 자료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 사람의 저작이라고 하기엔 엄청나게 방대한 자료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울 뿐이다.

 

여행은 글자 없는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입니다. 글자가 있는 책을 공부하는 독서가 이성적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라면 글자 없는 책을 읽는 여행은 감수성을 기르고 실천적 지식을 얻는 것입니다. 이 둘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만 훌륭한 역사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사마천의 여행은 대단한 것이지요.” - P. 172.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사마천 삶이 역사가 되다>는 약 30년 가까운 시간을 사마천과 <사기>를 연구한, 중국에서도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저자의 혼신이 담긴 책으로, 3부작 중 제 1권이다.

이 책에는 사마천의 생애와 <사기>를 남기기까지의 역사적 맥락과 동인을 분석한 저자의 연구가 담겨져 있는데, 내용은 사마천의 미스테리한 출생과 사망에서부터 그가 <사기>를 저술하기까지의 과정이 저자와 학생간의 대화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저자는 사마천이 어떻게 그 많은 역사적 자료들을 직접 현장을 찾아 모으고 정리할 수 있었는지, 왜 사형 대신 자신의 남성을 거세해가면서까지 <사기>를 집필하고자 했는지, 그리고 그의 역사를 보는 관점이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대화형식으로 쉽게 풀어 이해시켜 준다.

사마천의 삶은 한 인간의 집념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사마천만큼이나 그의 아버지 사마담도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인류 역사에 그 이름을 남기는 것은 위대한 인물 혼자만의 능력이 아닌 그를 지지하고 믿어주는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사기>는 역사서입니다. 역사는 현재 시점에서 미래를 위해 과거를 다룹니다. 역사는 지금 이 순간(현재) 미래를 싣고 과거로 달리는 타임머신과 같습니다. 과거는 현재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며, 과거를 되살리는 현재의 성실함이 곧 미래의 기초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학이고 인문학입니다. 역사(인문)는 그 자체로 성실이고 정성입니다. 사마천과 <사기>는 인문학(역사학)의 총화이자 결정체입니다.” - P. 17.

 

우리의 타임머신은 과거로만 갑니다. 하지만 이 과거로의 여행을 통해 현재 내 모습을 비춰보고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잡길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역사입니다.” - P. 50.

 

저자는 역사란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통해 미래를 계획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는 각 시대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어떤 시대엔 좋았던 것이, 어떤 시대엔 나쁜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역사를 공부해야만 한다. 그것도 다양한 해석의 역사를.

그럼으로써 우리는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고, 미래가 존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죽음에는 한 번의 용기가 필요하지만 삶에는 수만 번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나 한 번은 꼭 있기 마련입니다. 그는 그 한 번을 삶에 걸었습니다. 앞으로 필요한 수만 번의 용기를 각오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많은 것이 바뀌었고, 스스로 바꾸어나갑니다. 한번의 용기에 동반된 많은 용기와 함께 말이지요.” - P.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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