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내게 오웰은 ‘정치적이지 않은 글쓰기는 없다’는 말로 다가오는 작가였다. 그러나 이상적인 술집, 서평 쓰기의 괴로움, 봄의 즐거움, 부정할 수 없는 애국심, 톨스토이와 셰익스피어에 대한 에세이를 읽다 보니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됐다. 그건 ‘작가는 신념의 총폭탄이 돼야 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었다. 그것은 ‘작가는 정직해져야 한다’는 의미였다. 에세이 「정치와 영어」는 그야말로 통쾌했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긴 수사와 젠체하는 단어는 속임수일 가능성이 높다.
정직하게 고백하건대, 나는 정직해지는 것이 두렵다. 정직하게 썼다가 정치적으로 바르지 않다거나 미학적으로 서툴다는 비판을 받으며 고립되고, 이런저런 변명을 속으로 늘어놓다가 내면이 일그러지게 될까 봐 무섭다. 그런 내게 오웰은 스승이자 등대다 - <책, 이게 뭐라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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