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맞을 무수한 여름이 보다 눈부시기를. 어딘가 두고 온 불완전한 마음들도 모쪼록 무사하기를. 바란다.
비정에는 금세 익숙해졌지만, 다정에는 좀체 그럴 수 없었습니다. 홀연히 나타났다가 손을 대면 스러지는 신기루처럼 한순간에 증발해버릴까, 멀어져버릴까 언제나 주춤.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습니다.가감 없이 표현하고 바닥을 내보이는 것도 어떤 관계에서는 가능하고, 어떤 관계에서는 불가하다는 사실을 저는 알고 태어난 것일까요.
악마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그렇게 착한 연희를 데려가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추레한 노인이 연희를 사라지게 했다. 그건 또 다른 분노를 일으켰다.
"사람들은 급행열차에 올라타지만 자기가 무엇을 찾으러 떠나는지 몰라. 그래서 법석을 떨며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거야......" 어린 왕자가 말했다.그리고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그럴 필요 없는데......"
사람이 죽으면 아무도 알지 못하는 강을 건너 저세상으로 간다고 하지만, 때로는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영원히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거라고, 나나호시는 자신에게 다짐을 놓듯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