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해줄게."다음 순간 남자의 몸은 아이와 한 덩어리가 되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이내호 속으로 떨어졌다.
꼽아보면 세상 어디에든 흔히 있는 일이었고, 그것이 한 사람에게 몰려 과부하가 걸리는 일도 그리 드물지 않았으며 한 가지 불행은 연속되는 서로 다른 고통의 원인이나 빌미가 되기 마련이었다.
그 확신은 현실의 문턱에 발등이 걸릴 때마다 엷어져서, 그것이 흔적만 남거나 답답한 시늉에 지나지 않을 때쯤 남자는 밤 호수에 가서 같은 일을 반복하곤 했다.
피부에 찬 물기가 닿을 때마다 말라비틀어진 과육 같던 심장이 의욕적으로 뛰었다. 어둠 속에서 수증기가 온몸의 모공을 열어 속속들이 세척하고 나면 몸을 떠나려던 촉각이 한데 다시 모여 사고가 명료해지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감당할 수 있으리라는 긍정과 확신이 온몸을 채웠다.
다음에는 정말 이런 일이 있으려야 있을 수도 없겠지만, 또다시 물에 빠진다면 인어 왕자를 두 번 만나는 행운이란 없을 테니 열심히 두 팔을 휘저어 나갈 거예요. 헤엄쳐야지 별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