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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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18/12/26


2년 전 겨울에 반 정도 읽고, 얼마 전에 후다닥 다 읽은 책

이런 연애소설은 정말 감성을 촉촉하게 해서 교양도서랑 소설을 같이 읽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ㅎㅎ

Lily Allen의 Who'd have known을 듣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이노래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차분한 새벽감성


 온라인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해본 입장에서, 어떻게 이런 시적인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싶고   연애나 감정 줄타기의 내공이 느껴지기도. 여튼 사랑을 하면 다 시인이 되는 것 같다

 현실에서 만나지 않는 게 이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지만 마음대로 상대를 상상하면서, 또 나를 어디까지 보여줄까 하는 그 줄타기의 간질간질함을 알 것 같아서 재밌게 봤다. 어떻게 보면 현실로 교감하는 것보다 더 짜릿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레오의 편지와 에미의 편지에서는 연애할 때 남녀의 차이, 성격 차가 잘 보인다.

작은 따옴표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기분에 따라 같은 문구도 다르게 해석할 것 같은 에미

그리고 편지에서마저 이성적인 구석을 감출 수 없는 레오. 감정적으로 툭 던진 말에도 이성적으로 해명 혹은 설명을 해야 속이 시원한지, 그래야만 한다고 느끼는 건지. 번호를 달아 일일이 설명하는 것에 나중에는 중독될 것도 같다.


Aw:

미아랑 잤냐고요? 설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미아는 당신이 그걸 아는 걸 바라지 않을 겁니다.


Re:

제가 아는 걸 바라지 않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로군요. 하지만 레오, 안됐지만 저는 알아요! 당신은 미아랑 잔 사람이 쓰는 것처럼 글을 쓰고 있거든요.


에미의 엄청난 밀당. 갑자기 끝없이 과감해지다가도 의기소침해지는.

다 알면서도 그녀의 조련을 일부러 계속 원하고 더 빠져드는 레오.



유부녀의 소심한 바람 (ft.이메일)

 유부녀인데도 남자친구를 만날 수 있다고, 심지어 가족이 알아도 상관 없다고 말하는 에미. 

에미의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리는 남편이 나타난 후반에. 정말 급전개가 된 것 같다.


어떤 이유로 에미가 돌싱과 그의 아이들을 책임져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어린 나이의 충동적인 결정이거나, 모종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런지 싶다..

많은 경우 (남성은 혼후 바람을 굉장히 당연한 것으로 보는 반면) 여성은 가정에 충실한 모습으로 묘사되곤 하는데 여성의 자유롭고 주체적인 욕망을 표현한 부분이 새롭게 다가왔다. 20대 중반에 이혼가정에 합류하여, 8년여의 시간이 지나고 회의감이 몰려온다? 충분히 있을 법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너한테는 비밀이 필요한 걸 거야. 아마 넌 가슴 두근거리는 비밀과 사랑에 빠진 걸 거야." 미아는 이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어떡하지? 갑자기 베른하르트를 가슴 두근거리는 비밀로 만들 수도 없고.


당신이 다시 나에게 키스하고 싶어하면 좋겠어요. 진짜 키스가 필요하진 않아요. 메일을 쓰는 거 말고는 달리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당장 저에게 키스하고 싶어하는 남자가 필요할 뿐이에요. 저는 레오가 필요해요.



결말이 다 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특히 후반부로 가면서 이 이메일 대화가 차츰 루즈해질 때 결말이 정말 궁금해졌는데 기대에 져버리지 않는 짜릿한 결말이라 읽은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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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정치학 - 하버드경제학자가 쓴
알베르토 알레시나 외 지음, 전용범 옮김 / 생각의힘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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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9/23-10/23


 가설 & 검증으로 구성되어 책보다는 논문에 가까웠던.. 객관적 사실을 제시하는 장에서는 자료가 주를 이루고. 그래서 생각보다 가볍게 읽기는 힘들었고 전공책 읽듯이 메모하면서 읽었다. (특히 각국 제도나 역사를 비교 설명할때는 헷갈려서 메모를 꼭 해야했다.)

 유럽과 미국의 복지 차이의 원인을 모든 면—경제적 측면, 정치제도, 역사, 그리고 책에서 제시하는 독립변수인 ‘인종’과 ‘이데올로기’—에서 꼼꼼하게 비교했다. 복지국가에 포커스를 맞추고는 있지만 다 읽고나면 유럽과 미국 양안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에도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 여담인데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맨앞장에 코딱지가 떡하니 붙어있어서 매우 불쾌했다ㅡ,ㅡ

 같은 선진국이지만 복지제도가 신기할 정도로 다른데, 그 차이는 꽤나 오래된 역사에서 기인한다. 국가의 주요 이데올로기가 복지 형성을 크게 좌우하지만, 사실 그 이데올로기는 승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왜 소득 재분배에 대해 이렇게 다른 태도가 형성되었을까?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과 유럽의 소득 재분배, 즉 복지정책은 각국의 경제와 사회 거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의 소득재분배:자료

•미시적 증거

- 소득보조 정책과 안전망: 가족수당, 의료, 질병 및 상해수당, 장애수당, 빈민구제


- 연금제도

공적연금 제도는 구조가 복잡하다. 여러 가지 요인들(은퇴연령, 기준봉급, 봉급대비 연금 보전비율.. )이 고려되기 때문에 완벽한 비교연구는 어려움 ... 결론적으로 유럽의 연금 제도는 “부유한 노동자로부터 가난한 은퇴자”로의 소득 재분배뿐만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로부터 부유한 은퇴자”로의 소득 재분배도 일정 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미국보다는 유럽에서 은퇴 이후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 만약 평균 이하의 소득을 버는 사람이 은퇴할 곳을 선택할 수 있다면 유럽을 선택할 것.


*공적연금제도 유형 : 비스마르크형 vs 베버리지형

 비스마르크형 사회보장제도는 기여금과 취업경력에 의해 결정. —전형적 비스마르크형을 취하고 있는 독일의 공적연금제도는  유럽 내에서 가난한 사람들에 특별히 관대하지는 않은 편.

vs. 베버리지형 제도는 연금이 주로 필요에 의해 결정됨.


연금제도 규모 자체는 베버리지형<비스마르크형.

부유한 사람이 선호하는 사회보장제도는 (기여금을 적게 지출하여) 가능한 한 소득을 적게 재분배하는 작은 규모의 베버리지형.


•소득 재분배에 관한 여러 기준들. 

1. 재정수입 - 미국의 총 조세수입은 유럽 여러나라에 비해 적은 편. 따라서 소득 재분배를 위해서는 누진적이어야 함. 그러나 ‘한계세율의 격차 그래프’에 의하면 유럽에 비해 저소득층은 높은 수준, 고소득층은 낮은 수준이다. 

2. 규제환경 - 유럽의 ‘시장실패’ 이데올로기는 유럽의 노동시장(고용보호, 법정휴가, 실업수당의 급여 대체율 등) 및 상품시장(진입장벽, 가격통제 등) 규제를 부추김 

3. 사적재분배로서의 자선활동 - “미국인들의 자선활동 참여율 높음 “ 유럽 공공복지의 사적자선활동을 줄이는 효과 有, 유럽인 선천적으로 이타적이지는 않음

4. 소득분배제도의 효과성 -빈곤의 덫 해소 등 분배제도의 설계와 관련된 문제들. 나라마다 다르다.



현대 복지국가가 막 발달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미국은 소득 재분배 정책에 대해 훨씬 개입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 설명 : 세전소득불평등, 개방, 조세징수제도의 효율성

1 사회적 이동성 : 인식은 현실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사회적 이동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 강한데// 실제로는 별차이 없음)

2 위험기피성향 - 증명x




#정치제도와 소득 재분배 & 정치제도의 기원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정당의 부재, 선거제도, 연방정부의 구조, 견제와 균형, 법원의 역할 모두 미국적인 복지국가의 발전(결핍)과 중요하게 관련.

왜 미국인들은 이러한 제도들을 선택했을까? 


 미국과 유럽의 복지정책이 왜 이렇게 많이 다른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국과 유럽의 제도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왜 그렇게 다른지 질문을 던질 필요.


• 비례대표제

유: 1. 제도를 통해 세력을 키우고자 한 사회주의자들이 추진. 2.법과 질서가 와해된 상황에서 이루어짐. 전쟁 이후 군 세력 약화되었을 때 노동자 봉기 & 비례대표제 도입 (러시아 혁명 성공, 독일 스파르타쿠스단 봉기의 초반 성공)3.제도의 동형화로 확산

미: 1.인종적 분열. 백인 미국인들의 반발 2.보수세력 강력. 20c 초 법원 보수주의 수호자 역할. 민족주의와 함께 제도 도입 좌초시킴.


• 사회주의 정당

유: 1.높은 인구밀도 (벨기에 노동자봉기 1893 선거권확대, 1899 비례대표제, 1913 보편적 남성 참정권 ->사회주의자의 선거 승리 기반) 2.군사적 패배 (독일 ww1 직후 군 해체. 1919  에베르트- 바이마르 헌법, 1920 사회주의자 승리)

미 : 1.인종적 분할 2.노동운동에 불리한 장치 (대통령제의 중위 투표자 모형 by 다수대표제, 상원의 부패, 반노동 반산업적 성격 by 다수대표제와 간접선거 ‘백만장자 클럽’, 대법원의 보수주의 수호자 역할 ‘선례 구속성 원칙’) 3.큰 영토. 1863 뉴욕, 1886 시카고 노동자 봉기.. but 광산도시에서 벌어진 노동자 봉기는 워싱턴까지 영향 불가능.


대법원

미 : 마버리 vs 매디슨 사건

제퍼슨 행정부 국무장관 매디슨

워싱턴 치안판사 마버리 (마셜이 임명)

매드슨, ‘마버리 임명’ 집행 거부

마버리, 소송 제기 by 1789 연방법원법 (판결권한을 대법원에 부여하는 법률) -> 헌법에 위배 가능성 있는 법.

——마버리 임명 vs 연방법원법 지지

마셜 (대법원 소속), 자기 부정적 태도를 견지. 사법적 심사권 확립 위해. “대법원에 권한 없다.”

제퍼슨(매드슨 쪽)은 연방법원법 인정 “아니야 권한있어. 판결 부탁해” & 마버리 임명 거부 선택. -> 즉 미래의 모든 법률에 대한 사법부의 심사권까지 인정한 꼴.


유럽의 복지국가 기반 제도들은 유럽 노동운동의 군사적, 정치적 성공의 결과. 

vs.

미국 노동자들의 봉기는 정부에 의해 진압. by 큰 영토 (노동자 결집 어려움), 지리적 고립과 군사력(외국의 침입 및 패배 경험x)




#인종과 재분배

인종적 분리가 중요한 이유에 대한 두 가지 설명

1.인간은 본성적으로 다른 인종/민족 집단을 싫어한다.

2.인종적 증오는 내생적인 것이고 정치가들에 의해 창조

저자는 2번 견해를 지지한다.


유럽의 동질성, 미국의 이질성 —역사적으로 복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종적,민종적 증오를 이용해왔다.  - 1890 인민당에 대한 남부의 반대세력, 레이건의 당선, 

(*최근 유럽 반이민자 정치인의 부상 역시, 이를 증명)



#소득재분배의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적 믿음에서 분명하게 나타나는 차이를 고찰하는 데 두 가지 관점

1.선 이데올로기 형성 (인위적인 것이 아닌, 경제.종교 등 다른 외생적 요인에 의해) // 후 복지국가 차이

2.선 우파의 정치적 성공 // 후 이데올로기 확산. 세뇌


소득 이동성에 대한 믿음의 차이는 2번 가설을 뒷받침. 즉, 이데올로기는 만들어지고 심어지는 것이다. ... 실제로 사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증오하거나 부자들을 증오하는 정도는 소득 재분배를 찬성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의 정치적 힘에 달려있다.



#결론

두 지역의 세계관은 서로 다른 역사와 제도에 의해 형성.  -> 이때문에 전쟁, 평등 ,국제적 제도 등 많은 분야에서 양안 의견 차이가 나는 것. 

우리 견해 중 많은 부분이 현실을 반영한다기 보다 세뇌를 통해 형성된 것임에 유념. 반대 견해도 상당한 진실을 내포할 수 있음을 인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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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이여, 가장 큰 소리로 웃어라 - 니키 드 생팔 전기
슈테파니 슈뢰더 지음, 조원규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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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니키 드 생팔x 요코 마즈다展에 다녀왔다. 전시 구성은 3부에 걸쳐 마련되었다.

1. 개인적 상처와 치유
2.만남과 예술
3.대중을 위로하는 상징
 1부는 니키가 어린 시절 받은 정신적 충격을, 사격회화나 대표작인 임산부 조형물 '나나'를 통해 때론 폭력적으로, 때론 평화로운 방법으로 극복해나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2부는 장 팅겔리나 요코 등 니키의 주변지인들과 얽혀있는 작품들이었는데, 미묘하고 복잡한 인간관계를 재미있고 귀엽게 풀어낸 일러스트들을 보면서, 또 관계의 소중함을 드러내는 구석에서 마음이 따듯해졌다.


'애정만세'


 3부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영감을 얻은 신화 속 캐릭터 상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니키 평생의 로망이자 그의 마지막 예술 혼을 쏟아부은 타로공원으로 마무리된다.




 1960년 대 파리를 중심으로 짧은 기간동안 유행한 누보 레알리즘 —‘신사실주의’로 일컬어지는— 의 대표주자 니키.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누보 레알리슴에 대해 알게되었지만, 전시를 꽤 인상깊게 봤다. 일단 그 작품 양이 방대한 것에 놀라웠고, 두 사람 몫은 산 것만 같은 다양한 여행과 경험이라든지, —내가 다녀온 전시는 니키의 예술가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었던 그의 후원자이자 절친한 친구 일본인 요코 마즈다와의 인연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요코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니키는 정말 인생을 부지런하고 꽉꽉 채워 살아낸 것 같다.— 아픔 극복과정과 페미니스트적 면모 등 삶 자체에도 관심이 생겨서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 책을 볼 때도 예술작품보다도 그의 성격이나 가치관 등을 더 중점적으로 살폈다.


사람들이 흔히 예술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그 예술가가 자신의 운명과 어떻게 대결하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러한 노력과 애환을 예술작품에서 엿볼 수 있기를 바란다.

 다만 혹평을 하고 싶은 부분은 본 책은 예술작품에 대한 설명이 대부분인데, 사진이 전혀 없어서 짜증날 지경이었다. 몇가지 정도는 묘사를 보면서 즐겁게 상상해볼수있다지만 이건 좀.,^^ 전시회를 다녀오지도 않았다면 그 분위기를 짐작지도 못했을 것 같다. 



열한 살, 끔찍한 비밀 —그의 승화 방식
 (슬프지만) 흔히 예술가에게 개인적인 상처는 예술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고들 하는데, 어떻게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작품을 그리고 구상하는지 대중의 입장에 선 나로선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런 예술적 감각과 더불어, 피해자임에도 움츠러듦이 없이 남성의 권력에 용감하게 투쟁하고 페미니스트임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주체적인 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니키 자신도 나중에 뭐가 되고 싶은지 정확히는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어머니나 이모처럼 되고 싶지는 않았다.
 가부장의 극치인 부—심지어 담당의사는 성폭력 사실을 부정하기까지했다.—와 보수적인 모 아래에 자란 여성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내겐 가히 놀랍다.
나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권력은 남자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권력을 갖고 싶어했다. 남자들이 차지한 역할이 훨씬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하는 것 같았기 때문에 그 자유를 내 것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 모험으로 가득 차 있고 신비롭고 흥미진진해 보이는 그들의 세계에 허가없이 들어가리라고.
 이런 사고방식과 가치관은 작품에도 투영된다.


니키 드 생팔의 예술은 소극적이거나 다소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무언가 뒤흔드는 힘을 지녔으며, 부조 작품은 폭력 행위를 연상시켰다. 이를 보는 관객은 고통을 떠올리고 잔인함을 감지했다.



개인적인 성격

 니키는 자신의 부유함을 부끄러워했고, 신분이나 지위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저 예술가로서 본인을 표현하고자 했고, 그렇게 살아갔다.

나는 거지들을 사랑했다. 뉴욕의 거리를 이리저리 쏘다니는 사람들보다 어쩐지 거지들보다 훨씬 더 생동감 있는 존재처럼 보였다.
 또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성격으로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힘든 상황도 영리하게 타개해 나갔다.


머뭇거리는 사람을 결단하게끔 설득하는 니키의 기술은 실로 대단했다. 니키는 완벽한 매너와 뛰어난 사교 감각으로 최고위 관료들과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결국 현상 공모의 승자가 되어 돌아왔다.

사람들과의 만남 (+여행)

 장 팅겔리와 주변 지인들을 중심으로, 니키는 (가족 복은 없어도) 지인 복이 정말 많은 사람 같았다. 물론 본인이 그럴만한 성격과 매력을 지닌 사람이었을 거고. 예술가 사이의 인적 네트워크가 이렇게 중요한지도 처음 알았다. 무슨 분야든 그렇겠지만..
니키는 자신이 그토록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게 될 줄은 몰랐다. 친절한 이웃들은 그녀를 끊임없이 도와주려 했다. ...그들은 니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고, 아무리 마음이 복잡하고 위안을 찾을 수 없는 때 일지라도 그림만은 계속 그려야 한다고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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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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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의 삶 속에서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라는 큰 주제 하에 9가지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연을 담은 책이다. 7월 쯤, ‘사람들은 왜 정치에 관심을 가질까, 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왜 그럴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7월에 봤는데 서평 참 빨리쓴다..^^)

 관련 책을 찾아보던 중 (사실 관련 책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우리는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목차가 포함되어 있는 이 책을 택했다. 현대에 살아가면서 생각해볼만한 주제들과 생각거리들을 던지고있어서, 다른 주제들을 읽어보면서 새롭게 느낀 것들도 많다. 발표자들의 공통적인 논지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더불어 그 방향을 간략하게 제시하고 있다. 강연을 글로 옮긴 것이라 쉽게 잘 읽혔다. (핵심 문장을 강조한 그림 삽입도 한 몫한다.)

왜는 왜 필요한가 (박웅현)

배에서 안전에 필수적인 평형수(선박이 기울어졌다가도 곧 평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 밑에 채우는 물)가 있어야 할 자리에 평형수, 이를테면 따듯한 관계, 배려 같은 것들을 빼고 다른 것—욕망, 돈, 출세—을 채워넣는 행태들. 우리는 세뇌를 통해 형성된 정체 모를 욕망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갈망하기 바쁜 것 같다.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채, 혹은 제대로 생각해 본 적도 없이. 
 왜라는 물음이 필요한 때다.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하고, 이런 삶을 살고 있을까? 오롯이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늘 권위의 압력을 경계하자. 자존하자.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해도 내 안에서 의미가 생기지 않는 책이라면 그 책은 읽으나 마나이다.
영국 사람들은 스스로 동의가 안되는 일이면, 그 어떤 권위라도 받아들이지 않는 삶의 태도를 지니고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는 권위에 쉽게 굴복하는 태도가 있다는 화자의 문제제기에 동의한다. 물음표를 던져야 할 대상은 바깥의 힘있는 사람들 —이를테면 서울대나, 교수라는 타이틀—이다. 본질을 보고자, 또 온전히 내 시각에서 받아들이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동의할 수 없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자. 단, 동의할 수 있는 권위에는 굴복하는 것이 멋있다.”
Q.처음부터 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한건지?
A. 무엇이 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그렇게 빨리 정하지 말라는 겁니다. 흘러가다 보면 무언가 잡히는 게 있을 텐데 그게 최선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때 최선이나 차선을 선택하시고, 그 안에서 최선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진중권)

#정치란 무엇일까?
 각 개인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다른 가치관이 공존하고 소통하려면 합의가 필요하고, 따라서 정치란 ‘공동의 합의’, 즉 상식을 형성해가는 과정이다. 상식은 가변적이다. —예를 들면 국가권력과 법의 행사에 대한 정당성을 판단하는 것. 다수가 옳다고 규정한 것이라 하더라도 정당하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다수결<도덕적 정당성)

 민주주의의 본질은 자치의 원리, 즉 ‘자기가 자기를 다스린다’는 데에 있다. 아는 것이 힘이고, 지식이 권력인 것이다. 알아야 할 것에 눈을 감는다면, 지식—권력—을 갖지 못한다면, 자기가 자기를 통치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거둔 사이에.
정치에 관심을 끊는 것은 우리 삶을 새로이 조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하고, 그저 남이 내 운명을 결정하게 두는 행위와 같다.
 즉 ‘합의하지 않은’ 공동의 합의를 인정하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자, 남이 만들어놓은 매트릭스 안에서 끊임없이 헝거 게임을 하겠다는 것과 같다.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한 때.
 60대 이상 세대들의 의사가 과잉대표되고 있다. —미래는 젊은이들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는 잘산다. 혹은 북한보다는 잘산다. 라는 협소한 비교기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대적인 기준에 비추는 것에 더불어 정치적 상상력을 더욱 발휘하여 젊은이들이 원하는 이상을 현실화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생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데니스 홍, 로봇공학자)

 이 챕터는 어떻게 해야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만큼 무한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하는 내용으로서, 개발, 연구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럼에도 시대가 시대인만큼 창의력을 요하는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들을 잘 연결시키는 것이라는 그의 창의성 향상 팁을 정리해보자면
첫번째 경험, 계속해서 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접해야 한다.
두번째 지식, 많이 읽고 공부하는것이다.
세번째 소통, 나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면 시야가 넓어지는 건 당연하다. 즉 내 전공분야만 파고들고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
 추가로 데니스 홍은 ‘부모가 되면 자식이 물어보는 것에 다 답해줘야지’라고 다짐했다는데, 부모로서 가지고 있는 어떤 교육신조라든지 마인드가 멋있다 라는 생각을 했다. 과학자 부모라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물려줄 것이 많을듯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조한혜정, 문화인류학자)

 우리는 근대가 붕괴하는 시점에 살아가고 있고, 사회는 위험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른바 탈근대 위험사회 — 정해진 루트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정해지며, 끝없는 경쟁 속에 피로에 찌든 사회 — 개인주의화되고, 소통하지 않고, 친밀성이 계산적으로 거래되는 행태.

 그런데 지구는 종말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 지구를 포기하기보다는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와 같은 삶의 공간의 회복이 절실하다.

아감벤은 서로 경쟁하고 모두를 서열화된 사적 존재로 만들어내는 이 체제에 저항한다는 것이 곧 존재 그 자체를 긍정하는 삶의 자리를 만드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근대 다음 세대를 만드는 주역은 바로 현대인이며, 헤테로토피아—공식적으로 제도화되지 않은 공간에서 나를 살리는 ‘헤테로토피아’— 는 바로 우리의 손에서 탄생한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안병옥, 환경학자)
 제번스의 역설 “효율이 높아지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한 착각이다. 도리어 소비는 증가한다.”

 욕망이 무한 증식하도록 두면 기술은 무기력하다. 혹은 독이 된다. 소비는 충족이 아닌 갈망을 유발한다라는 것인데, 환경과 기술,기업은 불가피하게 상충관계에 놓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술진보와 환경보호. 어떤 것이 진정한 공익일지,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볼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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